현대차 임원, 국감서 중고차 사업 진출 공식화 "소비자 보호 차원"...수입차와 역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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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원, 국감서 중고차 사업 진출 공식화 "소비자 보호 차원"...수입차와 역차별 논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10.10 09: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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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벤처기업부, 결정만 남아...현대차에 상생안 요구
- 중고차 업계, 대기업 진출 반대 입장...갈등 불가피
- 중고차 시장 규모 20조원...수입차 업체는 중고차 거래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나서면서 업계와 전운이 감돈다. 

현대차는 소비자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판매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고차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근본적인 문제는 품질 평가, 가격 산정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현대·기아차가 가진 차에 대한 노하우와 정보를 최대한 공유해서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신차와 동시에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고 반대로 한국에서 사업하는 외국계 완성차는 국내에서 신차와 중고차 사업을 동시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고차 사업 진출 의도를 따져 물었고 김 전무는 중고차 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

중고차 시장[사진 연합뉴스]

완성차 업계도 중고차 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현대차가 공식적인 석상에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고차 매매업은 시장 규모만 20조원에 달해 대기업이 군침을 흘려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돼 왔다. 기존에 SK엔카를 운영하던 SK그룹은 관련 사업을 매각했다.

그런데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정은 작년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됐다.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동반성장위원회는 작년 11월 부적합 의견을 냈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 결정만 남아 있다.

문제는 수입차 업체와의 역차별이다. 매출이 수조원에 달하는 수입차 업체는 대부분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완성차 업체만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지난 9월 "중고차 거래시장에 국내 완성차 업체 진입이 규제되면서 수입차보다 국산 중고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 불신도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2017년식 제네시스 G80 가격은 신차 대비 30.7% 떨어졌지만,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벤츠의 E클래스는 25.5%, GLC는 20.6% 낮다. 2017년식 현대차 쏘나타는 45.7%, BMW3 시리즈는 40.9% 하락했다.

현대차는 중고차 판매 사업의 범위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다른 사용자 단체 등과 충분히 협의하면 기존 영세한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일단 현대·기아차에 추가 상생 방안을 제출하라고 한 상태다.

박영선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중고차를 관리하게 되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차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어서 좋고, 중고판매업도 그동안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판매업에 진입해서 이익을 낸다고 하면 이 일은 성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기존 중고차 판매업계와의 상생을 조건으로 진출해 이익 없이 '이븐 포인트(even point)'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를 만드는 데에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고차 업계는 여전히 대기업의 진출에 반대하고 있다. 향후 중소벤처기업부의 상생방안에 따른 대기업 진출이 가시화할 경우 갈등이 불가피하다.

중고차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레몬마켓'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현재 업체 수는 6천여개, 종사자만 5만5천여명에 달한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까지 들어오면 우리는 매집을 못 해서 상생을 할 수가 없고 30만명(가족 포함)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직 중고차 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여건이 갖춰지면 상황을 봐서 추진할 문제이고, 진출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독점의 문제를 고려해 양쪽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상생하는 쪽으로 의견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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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일반노동조합 경기도중고차딜러지회 2020-10-10 17:07:53
유투브 댓글중
이미 이건희가 90년대 품질경영을 선언한 이래 삼성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지만, 현대는 발전없이 수출차퍼주기정책, 내수차눈탱이를 시전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후일담이지만 현대그룹 경영권을 놓고 정몽구랑 정몽헌 중에 정몽헌을 선택한 정주영은 그 이유를 아래와같이들었다. " 같은 숙제를 내주었는데 몽구는 공장증설 내수시장활성화를 말했고 몽헌이는 금강산관광을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몽헌은 북한을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연결되는 북방교역 및 개발권을 선점하여 제2의 도약을 이루어야된다했다. 그말에 가슴이 뛰었고 현대를 몽헌이에게 맡기기로 마음먹었다 " 왕회장도 내수뽕뽑기하자는 몽구 말은 X소리라 생각하고 걷어참. 내수 눈탱이까는 현대는 조만간 FTA활성되면 ㅈ망할 기업 1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