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조, 본교섭 전 '쟁의신청'...기본급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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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조, 본교섭 전 '쟁의신청'...기본급 갈등 '격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0.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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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노위 관계자 "르노삼성 조정건 오는 14, 16일 회의 예정"
- 노조 "사측이 본교섭 미뤄" VS 사측 "합의했던 스케줄대로 진행 중"
- 노조, 임단협에서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요구...사측 "인상 여력 없다"
- 오계택 연구위원 "쟁의조정 신청, 지금은 어떤 이유에서건 좋게 보기 힘들다"

지난해 전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또다시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이 서둘러 쟁의권 확보 수순을 밟으면서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르노삼성 조정 관련 회의는 오는 14, 16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르노삼성 노조의 쟁의권 확보 여부는 빠르면 오는 16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6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해당 사안은 중노위로 이송됐다.

노조 측은 회사가 임단협 본교섭을 미루면서 시간을 끌어 쟁의조정 신청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실 교섭을 요구하는 24차례 공문을 발송했고 간사간 협의도 벌였지만 주 2회 교섭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실무협상을 통해 확인 및 논의할 부분이 있어 본협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 실무교섭을 10번 정도 진행하는 이유가 노조 제안건에 대해 노사간 정확한 이해를 돕는 '1회독'을 마치기 위해서다. 현재 이것도 끝나는 않은 상황"이라며 "회사는 합의했던 스케줄대로 진행 중인데 노조 측에서 무리한 일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사진 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사진 연합뉴스]

노사는 지난 7월 올해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 중순까지 여섯 번에 걸친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임금인상에 대한 의견차로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 임금을 동결했는데 올해까지 동결할 수는 없다는 것.

반면, 사측은 코로나19 등 업황 악화로 기본급 인상이 힘들다는 주장이다. 르노삼성은 판매 저조로 인한 재고 증가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9월 실적은 회사의 판매부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총 7386대(내수 5934대, 수출 1452대)를 판매했는데 전년동월대비 내수는 24.1% 줄었고 수출은 80.4% 급감하면서 전체적으로 51.4% 줄었다. 올 1~9월 누적 판매량도 9만1544대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30%가량 감소했다.

일각에선 회사가 내수, 수출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기본금 인상 등을 위해 파업을 강행할 조짐을 보이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박 모씨(33)는 "코로나19 사태로 몇 달 동안 수입이 없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시기에 기본급 인상을 외치며 파업 수순을 밟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제가 어려울 땐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중노위로 간다는 것은 내부 이슈가 외부화 되는 건데, 지금은 어떤 이유에서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들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 회사 성과가 좋아지면 그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신의성실 원칙에 입각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끝내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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