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우려되던 은행권 '변종꺾기'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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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 우려되던 은행권 '변종꺾기' 가시화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10.0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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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건수 기업은행, 최대 비율 전북은행···각 은행은 법 위반 없단 입장
자료 = 김한정 의원실 제공
자료 = 김한정 의원실 제공

 

은행권이 코로나19 관련 대출을 크게 늘린 가운데 우려되던 상품 끼워팔기, '변종꺾기'가 파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을)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코로나19 대출 관련 시중은행 자체 점검결과' 자료를 토대로 이와 같이 밝혔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실행된 코로나19 1차, 2차 대출 67만7000건 가운데, 다른 금융상품에 함께 가입한 대출은 전체 대출의 34%인 22만8000건에 달했다.

시중은행을 통해 실행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대리대출, 기보·신보의 코로나 관련 보증상품 등 정부의 코로나19 대출 전후 2개월 내 금융상품 가입현황을 조사했다. 

공식 통계는 대출 전후 1개월이지만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1개월을 념겨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사례가 빈발함을 감안한 것이다.

변종꺾기 사례는 신용카드 발급이 17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예적금 가입 6만9000건, 중도해지시 원금손실이 가능한 보험·투자상품 가입도 6218건에 달했다.

한편 변종꺾기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기업은행으로 9만6000건에 달해, 전체 건수의 42.1%에 달했다.

이어 ▲하나은행 3만6000건(15.6%) ▲우리은행 2만9000건(13%) ▲농협은행 1만5000건(6.5%) ▲신한은행 1만3000건(6.1%) 순이었다.

특히 전북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자신들이 실행한 코로나19 대출의 절반 이상에서 다른 금융상품을 끼워판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 코로나19 대출실행 대비 변종꺾기 발생 비율은 전북은행이 60%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59% ▲하나은행 50% ▲대구은행 45% ▲제주은행 40% ▲기업은행 및 경남은행 36% 순이었다. 

하지만 은행들은 법 위반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대출 받은지 한달 안에 대출금의 1%를 넘는 금융상품에 가입시켰을 때만 꺾기로 보고 있고, 신용카드는 아예 대상에서도 빠져 있기 때문이다.

김한정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공적자금을 미끼로 상품 판매를 하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현행 꺾기 규제를 회피하고 혹시라도 대출이 거절될까 우려하는 소상공인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들의 실적쌓기에 이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자금이 투입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변종꺾기와 같은 끼워팔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조치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와 같은 우려는 이미 연초부터 제기된 바 있다.

다름 아닌, '변종꺾기' 최다 건수의 불명예를 기록한 기업은행에서 제기된 부분이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는 3월 18일 윤종원 행장을 근로기준법 및 단체협약 위반 등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 바 있는데, 코로나19로 가중되고 있는 노동강도와 실적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건이었다.

특히 영업점 실적을 바탕으로 경영평가가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노동조합은 "자금지원 업무에 실적 챙기기까지, 현장의 조합원들이 긴급한 자금이 필요해 찾아온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이건 '꺾기'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냐는 하소연까지 전해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당시 평가 항목 조정 등으로 고발 조치는 취하했지만, 일선 현장에서 이와 같은 부분이 여전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법 위반 여부를 떠나 끼워팔기가 아니더라도 은행의 영업이익은 충분한 수준이며, 가뜩이나 업무량이 폭증한 직원들에게 부하가 가중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실적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특히 양호한 실적을 보인 은행들이 이와 같은 변종꺾기 상위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코로나 시국에 안정적 실적을 강조하던 은행들이 결국은 정책지원을 앞세워 잇속차리기가 우선이었던 셈"이라며 "가뜩이나 일련의 불완전판매 사고 등으로 실추된 은행권의 신뢰도까지 포함해, 저평가되고 있는 은행주 주가에 반영돼 있는 셈"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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