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증권사 CEO는 누구?···호실적 불구, 사모펀드에 '연임' 발목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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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앞둔 증권사 CEO는 누구?···호실적 불구, 사모펀드에 '연임' 발목 잡힐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9.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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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증권사 5곳 CEO 임기 만료..사모사태, 금융소비자 보호이슈 연임 변수 작용 전망

곧 다가올 인사시즌을 앞두고 증권업계 CEO들의 연임여부가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예상 밖의 호황을 맞이하면서 실적에 대한 부담은 덜겠지만 사모펀드 사태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위 증권사 중 5곳의 CEO 임기가 만료된다. KB증권 박정림, 김성현 사장,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조웅기 대표,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사장 등이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예상 밖의 호황을 맞이했기 때문에 특히 전통적으로 장수 CEO가 많은 업권인 만큼 실적만 받쳐준다면 장기의 연임도 가능하다.

올해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지난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로 시작된 사모펀드 사태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다음 달 제재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초 9월 제재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일정이 연기됐다. 제재 대상은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 등이다.

업계는 일단 판매사에 대한 기관 징계가 내려질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CEO에 대한 제재로, 연말 또는 내년 CEO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입장에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판매사 CEO에 대한 중징계가 이뤄지면 해당 CEO는 3년간 금융권 취업, 연임에 제한을 받게 된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사진왼쪽부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사진왼쪽부터)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사장은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15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2.6% 증가했다. 지난해 전년도 대비 순이익 44% 증가한 데 이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의 실적 호조로 두 대표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성현 대표는 IB 분야에서, 박정림 대표는 WM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특히 박 대표는 업계 최초 여성 대표라는 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라임펀드, 호주부동산펀드 등의 금융사고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에 약 4500억원 규모의 TRS 대출을 제공해 펀드 부실을 키웠다는 의혹이 있다. 또 지난해 판매했던 호주 부동산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해 올해 초 고객 투자금 900억원을 투자자에게 전액 반환하고 운용사에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현만,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사진 왼쪽부터)

미래에셋대우의 최현만, 조웅기 대표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지난 1999년 출범한 미래에셋 창립 멤버이고 조웅기 부회장은 2018년 12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30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4%나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3871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79.2% 증가했다. 연결 기준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9조53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실적은 지난 2016년 미래에셋대우 합병 법인 출범 이후 분기 최대 성과다.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글로벌 증시 정상화로 운용손익이 479.2% 증가하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 대표의 경우 현재까지 좋은 실적을 거뒀고 사모펀드 이슈에서도 빗겨나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연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투자증권는 지난 1분기 코로나19 타격으로 파생상품과 해외펀드 평가손실로 13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2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2% 증가하며 기사회생했다. 또 2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 매출액도 9조7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급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와 연루돼있는 점 등이 정 사장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라임 펀드는 483억원 규모다. 이외에 옵티머스 문제도 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사진왼쪽부터)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하반기 취임한 장 대표는 당시 불거졌던 '우리사주 배당사고'를 원만히 수습하고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렸놨다.

삼성증권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동학개미운동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 수탁수수료를 거두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세전이익은 1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다만 장 대표도 사모펀드 사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수 없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젠투펀드를 1400억원 가량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도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함으로써 2016년 하나금투 대표 취임 후 초대형 IB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다. 전분기 보다는 3배 가까이 급증했다. 2분기 순익은 분기 최대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1725억원을 기록해 반기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가 취임한 이후 하나금융투자는 매년 순익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차기 그룹 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증권사들이 나름 선방하며 다행히 실적부담을 크게 덜었다"며 “일부 증권사 CEO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의 당국 제재 수위 따라 연임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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