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미샤', 적자폭 감소 급한데...해외진출 '무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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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미샤', 적자폭 감소 급한데...해외진출 '무리수' 될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09.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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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샵 불황에 코로나19 이슈까지...에이블씨엔씨 2분기 적자전환
신사업 론칭에 미국 진출 위한 투자까지 누적...적자폭 확대 우려
미국 BB크림 시장 포화 상태, 미샤 제품 차별점 부족하다는 지적
미샤 BB크림 이미지.
미샤 BB크림 이미지.

한국 로드숍 대표 브랜드로 활약해온 미샤가 로드숍 불황 및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이 도리어 적자폭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101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09억원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및 해외시장 매출 타격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며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이와 같은 실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시장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로드숍 시장에 의존하는 전략 만으로는 더이상 외형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화장품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8000억원에서 2018년 1조7000억원 수준까지 작아졌다.

반면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5조원으로 부동의 세계 1위 시장이다.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유럽 등 다른 서구권 국가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에이블씨엔씨는 미국 시장 직진출을 두 번째로 시도한다. 에이블씨엔씨는 2004년 미국에 진출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다 2013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현지 법인을 청산한 바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아이허브 등 온라인 채널을 위주로 판매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채널 회복세가 아직 더딘 만큼, 당분간 온라인 채널을 통해 대표 브랜드 미샤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세계 BB크림 시장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이 미샤의 미국 시장 진출에 힘을 싣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샤의 주력 제품은 BB크림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25억달러 안팎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BB크림 시장은 올해 말까지 30억달러 매출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BB크림이 과거에는 단순한 메이크업 베이스 기능을 갖췄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에는 자외선 차단, 스킨케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올인원' 제품으로 고려되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도 BB크림은 높은 잠재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미샤의 미국 진출을 놓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업계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마이눙크닷컴, 미샤플러스 등 신사업의 성과도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해외 시장 진출은 적자폭을 확대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눙크닷컴의 론칭 시기는 지난 4월, 미샤플러스의 론칭 시기는 8월로 아직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약해 인지도 상승을 위한 추가적인 마케팅 투자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무리한 해외 진출은 에이블씨엔씨의 적자폭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미국 시장에서 미샤 제품의 차별점 또한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다수의 시각이다. 

이미 뉴트로지나, 로레알, 메이블린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다양한 가격 포지션에서 BB크림 제품들을 아마존 플랫폼 내에서 판매하고 있어 이를 상대하기 위한 미샤 BB크림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럼에도 에이블씨엔씨 측은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며 국내 뷰티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에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큰 규모의 투자 또한 펼쳤다. 에이블씨엔씨는 미국 자회사 에이블씨엔씨 US INC 설립 설립을 위해 약 76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씨엔씨가 이같은 판단을 내린 배경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좋은 성과를 바탕으로 수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블씨엔씨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1.5%였는데 지난해 23.2%까지 확대됐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성장성이 높은 미국 화장품 시장에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해 직진출을 결정했다”며 “아직까지 미국에서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인지도가 높지 않아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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