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전 ‘강공 일변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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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전 ‘강공 일변도’ 이유는?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9.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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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C 최종 판결 열흘 남짓 앞으로… LG·SK ‘강경 일변도’
조기 패소 판결 받아 낸 LG화학 ‘유리’… SK이노 국면 전환 여지 있나
LG화학 연구원(왼쪽)과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자사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LG화학 연구원(왼쪽)과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자사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 합의가 안갯속이다. 시장에서 나오는 극적 합의설에는 양사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SK이노베이션이 조기 패소 판결을 받은 이후 7개월 가까이 소문만 무성하다. 양사가 여전히 ‘강공 일변도’를 고수하는 데다 ‘인력 빼가기’ 문제가 ‘특허 소송’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양사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은 오는 10월 5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 2월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판결을 내린 이후 양사가 배상금 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교착 상태다. 양사가 배상금 ‘1조원’ 규모에서 극적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도 나왔지만, 양쪽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LG화학 관계자는 “1조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따로 얘기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상은 전문 대리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어 자세한 상황은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종 판결을 앞둔 ‘영업비밀 침해 소송’ 핵심 쟁점은 인력 유출 문제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2년간 자사 전지사업본부의 핵심 인력 76명을 SK이노베이션이 채용했고, 이 중 LG화학이 폭스바겐과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 인력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즉각 반박하며 법정 대응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두 회사의 배터리 기술과 생산 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경쟁사의 기술이나 영업 비밀이 필요하지 않고 모두 자발적인 이직이라고 밝히고 있다.

양사는 소송 이후 난타전을 벌여 왔다. 반박과 재반박이 오고 갔다.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이 나온 뒤로도 이 양상이 바뀌지 않았다. 이 와중에 지난해 8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맞대응 형태로 미국에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도 최근 불이 붙었다. 이번에는 SK이노베이션의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 기술이냐 아니냐를 놓고 다퉜다.

합의금 협상이 진행되는데도 양사 감정의 골은 갈수록 깊어져 가고 있는 양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의금의 규모와 상관없이 LG화학이 먼저 빼돌린 기술을 증명하라’는 입장이고, 이에 대해 LG화학은 ‘급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LG화학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ITC의 조기 패소 판결이 뒤집힌 적이 없는 만큼 끝까지 가도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최종 판결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이 ‘강공 일변도’로 나서는 것에 대해 판결에 앞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이 입게될 피해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최후의 발버둥'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만약 최종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침해가 인정되면 미국으로 배터리 부품·소재를 수출하는 게 금지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의 가동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의 전기트럭 F시리즈와 폭스바겐의 미국 내 생산 전기차 배터리의 대부분을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조달할 예정이다. 국내 또는 인근 국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더라도 미국에 수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계약된 수주 물량에 대한 피해보상까지 책임져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이 승소할 여지는 남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조기 패소 결정 이후 배터리 2공장 추가 투자 등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과 포드가 지난 7월 한국의 배터리 제조사들 간 법적 분쟁이 주요 전기차 부품 공급 중단과 미국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을 ITC에 전달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강하게 나가고 있는 것은 미국 예비판결과 국내판결에서 패소해 불리한 상황인데다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어 자신들의 입장을 최대한 피력할 필요가 있기 때문“ 이라며 "최종 판결까지 갈 경우 산업에 미칠 영향도 큰 만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ITC는 양사에 대한 소송판결 결과를 오는 10월 5일 경 발표할 전망이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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