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위기 시대의 한섬, 신사업 키우기 '액셀'... 패션 정체 극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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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위기 시대의 한섬, 신사업 키우기 '액셀'... 패션 정체 극복 나선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09.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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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한섬,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코로나19 리스크 대응 나서
'로우리스크 하이리턴' 액세서리 사업, 한섬의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날까
더한섬하우스 콜렉티드 팝업 매장 사진.
더한섬하우스 콜렉티드 팝업 매장 사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패션 부문에서 사업 정체를 겪고 있는 한섬이 신사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위기 극복에 나선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섬의 재고자산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6월말 기준 한섬의 재고자산은 2997억2600만원에 달했는데, 이것이 2020년 6월말 4613억7700만원까지 늘어났다. 한섬의 자산대비 재고비중은 34.9%에 달한다.

이는 한섬이 패션 부문에서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을 드러내는 수치라고 분석할 수 있다. 재고자산이 높은 경우에 통상적으로 기업의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며 신제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패션 제품의 경우 원단부터 디자인까지 유행을 타는 경우가 많아 재고는 기업에 큰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재고 관리를 위해 재고를 아예 태워서 없애버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재고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한섬은 패션 사업 비중을 낮추고 뷰티, 액세서리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최근 온라인, 뷰티, 액세서리 사업 등 새로운 분야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섬은 지난 5월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내년 초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8월에는 천연 화장품 원료 기업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해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분야까지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섬의 뷰티 사업 진출을 놓고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성장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패션업계 전반과 달리 뷰티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도 꾸준한 수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미국 등 K-뷰티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주무대에서 두 자릿수대 이상의 성장폭을 기록했다. 

더불어 화장품 사업의 경우 ODM업체에서 연구, 개발, 생산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출 장벽이 낮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한섬이 패션 부문에서 가진 럭셔리 이미지를 화장품과 결합하는 데만 성공한다면 충분히 단기간에 화장품 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액세서리 사업 또한 한섬의 신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섬은 액세서리 전문 편집 스토어 '더 한섬 하우스 콜렉티드'의 론칭 계획을 밝혔는데, 해당 매장에는 한섬의 13개 자사 패션 브랜드의 주요 액세서리 제품들이 한 데 모여 판매된다. 

액세서리 편집 매장 론칭과 함께 액세서리 제품 라인업 또한 대폭 확대된다. 기존 한섬의 액세서리 제품군이 핸드백과 스카프 등 소품류에 치중됐다면 향후에는 남녀 슈즈를 중심으로 주얼리, 모자, 마스크 등으로 넓어진다. 

이를 통해 한섬은 액세서리 사업 매출 목표를 올해 35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170억원)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내년부터 액세서리 전문 매장과 온라인 채널 확대 및 면세점 진출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는 1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서는 액세서리 사업을 펼치는 데 필요한 리소스가 패션 사업과 비교해 적은 만큼 한섬의 액세서리 사업 또한 빠른 시간 내에 한섬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고효율' 사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액세서리 제품의 경우 크기가 작아 재고 관리가 쉽고, 시즌을 타지 않으며 유행 변화 또한 빠르지 않다는 특징 때문에 의류 제품과 비교해 고마진 제품으로 분류된다. 다시 말해 '로우리스크 하이리턴' 사업이라는 것이다. 

한섬 관계자는 “액세서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의류 중심인 한섬 주요 브랜드를 ‘토탈 패션 브랜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며 “액세서리 제품 특성을 살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한섬의 뷰티·액세서리 사업의 시너지를 놓고서도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섬의 온라인 쇼핑몰인 더한섬닷컴·H패션몰·EQL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4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2% 성장한 수치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섬의 온라인 매출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019년 온라인 채널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약 50%였는데 올해 영업이익 기여도는 7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섬은 2020년 2분기 매출 2766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5.4% 줄어든 수치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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