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MC사업부, 5년 반동안 4조 적자..."숨이 턱까지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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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MC사업부, 5년 반동안 4조 적자..."숨이 턱까지 찼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09.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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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가전 세계 1위지만 MC사업부 적자 연속...2014년이 흑자 마지막으로 21분기 연속적자
- 매출 줄고, 영업손실폭 수천억 대 여전...영업이익률 갈수록 감소하며 올 상반기 -20% 육박
- 3년간 수장 3번이나 교체...LG전자 다급함 여실히 드러내
- 흑자 전환 가늠 '불가능'...LG 윙 등 혁신적 제품 내놓고 있지만 시장반응 미지수

LG전자는 최근 최고의 소식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LG전자 생활 가전이 2년 연속 상반기 세계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가전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굳힌 것.

그러나 이러한 찬사와는 반대로 LG전자의 가장 마음 아픈 골치덩어리로 전락한 부서가 있으니 바로 MC사업부다. 휴대폰을 만들어 파는 이 부서의 지난 5년 반 동안 누적 적자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섰다. 그야말로 숨이 턱까지 차오른 상황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포기시 주가 20만원으로 오를 것" 얘기가 나오는 이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 MC사업부는 지난 2014년이 마지막 흑자를 낸 해였다. 이후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 간 계속 적자를 냈다. 올해 2분기까지 따지면 21분기 연속 적자다. 

5년 반동안 적자 규모만 4조2246억원에 달한다. 수치상으로 LG전자 전 사업부가 2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LG전자는 전체 사업부를 합쳐 지난해 2조43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연간으로 보면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매출은 2014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줄고 있는데 적자폭은 좀처럼 축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15년 14조3996억원의 매출을 냈으나 2016년 12조239억원, 2017년10조9529억원으로 감소했고, 2018년에는 7조8762억원으로 줄며 10조원대가 무너졌다. 지난해에는 5조966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 상반기에는 2조373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와 비슷할 경우 MC사업부 올해 매출은 4조원대가 유력하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4년 2682억원을 기록한 게 마지막이었다. 2015년 483억원, 2016년 1조2181억원, 2017년 7260억원, 2018년 778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지난해에는 적자규모가 다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적자폭은 4442억원. 올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적자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나 80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영업이익률도 갈수록 악화일로다. 2015년 -0.3%에 불과했으나 2016년 -10.1%로 크게 치솟았다. 2017년 -6.6%, 2018년 -9.9%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16.9%에 달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20%에 육박했다. 

이러한 MC사업부의 연속적자는 LG전자 전체 실적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단순히 말해서 MC사업부가 없었다면 LG전자는 5년 반동안 4조2246억원의 영업이익을 더 냈을 것이란 얘기가 된다. 

생활가전 사업부가 세계 1위의 호칭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전제 실적을 견인하는 동안 MC사업부는 발목을 잡는 꼴이니 안에서 '미운 오리새끼'라 해도 크게 할 말이 없는 지경이다. 

LG전자는 지난해 62조3062억원의 매출과 2조43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MC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5조9667억원, 영업이익은 1조98억원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전체 실적에서 MC사업부 실적을 빼면 매출은 56조3395억원으로 9.5% 줄지만, 영업이익은 3조4459억원으로 41.4%나 증가한다. 영업이익률도 3.9%에서 6.1%로 상승한다.

업계에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면 주가가 20만원대로 오를 것"이란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MC사업부 수장 3년간 3번이나 교체...'어깨 무거운' 이연모 부사장

이러는 동안 MC사업부 수장은 무려 3번이나 교체됐다. 

최근 3년간 조준호 사장, 황정환 부사장, 권봉석 사장, 이연모 부사장이 맡았다. 3년간 세 번이 교체된 셈인데, 통상 사업본부의 수장을 맡기면 일정 성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3년은 지켜봤던 이전 사례에 비하면 급격하게 본부장이 바뀐 셈이다. 

조준호 사장이나 이전 본부장이었던 박종석 사장 모두 3년씩 MC사업본부를 맡았다. 이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수조원의 누적 적자를 떠안게 되면서 회사 측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황정환 부사장, 권봉석 사장의 경우 1년씩만 MC사업부를 맡았다가 교체됐다. 

조준호 사장, 황정환 부사장이 MC사업본부장을 맡을 때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스마트폰 라인업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조 사장은 취임 후 V10, V20, G4, G5, G6, G Flex 2 등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번번이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는데 실패했다. 

지난 2017년 11월 MC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황정환 부사장을 부임 1년만인 2018년 11월 권 사장으로 교체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V50 씽큐, V50S 씽큐, G8 씽큐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적자에서 탈출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LG전자 이연모 부사장

지난해 말 새롭게 MC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이연모 부사장은 LG전자의 간판 전략 스마트폰 ‘G·V 시리즈’를 버리고 모델별 이름을 짓는 방식으로 마케팅에 변화를 줬다. 이 전략으로 등장한 것이 지난 5월 ‘LG벨벳’이다. LG전자는 당시 LG벨벳을 낮은 가격에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메스(대중) 프리미엄폰’의 첫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보급형과 플래그십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했다. 89만9800원에 차별화된 디자인과 프미리엄급 기능을 제공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연모 부사장은 또다시 새로운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을 선제 발굴해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진화시키겠단 포부다. 이 전략의 첫 제품이 'LG윙'이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제품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소문만 무성하던 롤러블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공식화하며 신규 전략에 대한 힘을 실고 있다.  그러나 1년씩만 MC사업부를 맡았다가 떠났던 사례들을 볼 때 이연모 부사장도 실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긴 임기를 장담할 수 없다. 

흑자전환 시기는 '가늠도 할 수 없어'

어떻게서든 흑자전환으로 시장에 긍정적 메세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흑자전환 시기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MC사업부의 흑자전환을 내년으로 못박았지만 시장은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MC사업부가 내년에도 6000억~7000억원대의 적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5년 반 동안의 숫자로만 예측한다면 LG전자 MC사업부가 매출은 갈수록 줄어들고, 영업손실폭도 좀처럼 줄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MC사업부의 연속 적자 누적규모가 4조원을 넘어서고 좀처럼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숨이 턱까지 찬 상황"이라며 "새롭게 수장이 된 이연모 부사장의 역할이 중요하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발표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에 먹힐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출시를 앞둔 'LG 윙'

 

김국헌 기자  lycaon@greenr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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