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센터장의 경제읽기]인터넷 은행과 메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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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센터장의 경제읽기]인터넷 은행과 메기 효과
  • 이상준 JDI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 승인 2017.01.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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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효과를 불러 올 인터넷 은행

인터넷 은행이 메기 효과를 불러 올 것이라는 비유를 합니다. 메기 효과라는 것은 미꾸라지를 운송할 때 수조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가 바쁘게 이리 저리 도망 다니다가 운송 기간 동안 살게 된다는 것인데요, 인터넷 은행이 도입되면 그 동안 앉아서 영업하던 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은행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비용이 절감되면서 예금자에게는 높은 이자를 지급할 수 있고 반대로 대출자에게는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 줄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기반이 인터넷이기 때문에 다양한 플랫폼의 활용이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서 금융회사가 아닌 IT회사가 운영의 주축이 됩니다.

다만 우리 나라의 은행들은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많이 있습니다. 우선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의결권이 4%로 제한되는 은산 분리에 묶여 있다는 점인데요, 쉽게 얘기해 은행이 아닌 곳은 아무리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의결권이 4%를 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 은행이 자본을 계속 확충해 가는데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전산 오류와 해킹에 취약할 수 밖에 없고, 처음 진출하는 분야다 보니까 업무 처리 미숙에 따른 평판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신용 평가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한 분석도 필요하고, 그 동안 은행들이 인터넷뱅킹 강화 등을 통해 인터넷 은행 출범에 대비해 왔기 때문에 차별화도 필요합니다.

1월 말부터 인터넷 은행 시대 도래

우리 나라의 인터넷 전문은행 1호는 K뱅크로, 1월 말에서 2월 초에 영업을 개시합니다. 그리고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반기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각각 KT통신망과 GS25, 카카오톡을 중요한 플랫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 보면 미국은 1995년에 최초로 인터넷 은행이 시작되어 현재 20개 이상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성장 속도가 폭발적이지는 않은데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 ROA가 (+)로 전환되는데 평균 3년이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3년 동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의 확충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지난해 중국의 대표 선수들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인터넷 은행에 진출했다는 점인데요, 이들 기업이 어떻게 수익 모델을 가져갈 지는 잘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의외로 빠른 정착이 가능할 지도

사실 최초로 국내에서 인터넷 은행이 거론된 것은 2015년 11월인데요, 이 당시만해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었습니다. 은행업 자체가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은행이 크게 이슈화되기 어렵다는 시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도 10년 저금리 환경이 마감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업도 이제는 경쟁 산업으로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인터넷 은행은 당장은 중금리 대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뱅크의 경우 중금리 대출 비중을 30~40%로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예상 대출 금리는 7~8%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부터 여러 금융기관이 중금리 대출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 정도면 꽤 경쟁력 있는 수준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빅 데이터의 분석입니다. 취약차주라는 분류는 저소득 저신용 중복 대출 차주를 의미하는데요, 비 취약차주의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당분간 인터넷 은행의 대출은 소액 다수 대출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준 JDI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help@ohyes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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