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기 의혹’ 일파만파, 한화그룹 수소 전략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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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기 의혹’ 일파만파, 한화그룹 수소 전략 ‘먹구름’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9.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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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투자 결정… 신사업 안목 시험대 올라
니콜라 중심의 수소 전략 영향 미칠 듯… 승계구도에도 관심
니콜라 수소트럭. [사진=니콜라 홈페이지]
니콜라 수소트럭. [사진=니콜라 홈페이지]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와 협업으로 수소 시장에 진출하려던 한화그룹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가 회사 기술력을 과대포장했다는 사기 의혹에 휘말린 탓이다.

미국 법무부까지 의혹 조사에 나서면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으로 주목받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겸 한화 전략부문장의 투자 결정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에 호재였던 니콜라 투자가 악재로 변한 시점은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니콜라가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이후부터다. 니콜라가 엉성한 해명을 내놓는 사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힌덴버그 주장의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고, 미 법무부도 이에 합류했다.

힌덴버그보고서가 제기한 주요 의혹은 3가지다. 2016년 시장에 공개한 니콜라원이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였고, 핵심 부품인 인버터를 만들 기술력이 없는 데다 2018년 공개한 수소 트럭 주행 영상이 언덕 위에서 차를 굴린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니콜라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나흘 만에 인버터 자체 생산이나 트럭이 자체 추진력으로움직인다는 점을 말한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니콜라를 두고 미국에서 벌어지는 의혹은 한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니콜라를 통한 수소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니콜라에 5000만 달러씩 1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여기에는 태양광과 수소를 중심으로 그룹 사업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이를 주도한 게 김동관 부사장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당시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이 창업주 밀턴을 직접 만나 니콜라와 한화의 사업 방향을 확인, 니콜라 투자 결정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화솔루션의 태양광과 이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수전해 생산기술 개발 등 수소 목표를 내세웠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충전소 운영 등 계획이 담긴 4차 산업과 그린뉴딜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의 전략의 핵심 축에 니콜라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니콜라와 협력해 미국 수소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관측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니콜라의 수소 충전소에 우선 공급하고,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하는 식이다. 한화큐셀과 한화솔루션도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과 탱크 등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아 왔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니콜라 이슈로 당장 기업 가치 하락을 우려해야 할 처지다. 한화에너지의 기업 가치 상승은 김 부사장의 승계 작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겸 한화 전략부문장.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겸 한화 전략부문장.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부사장의 경영 승계 방안으로는 한화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와 그룹 오너 3세들의 지배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의 합병 시나리오가 주목받아 왔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부사장이 지분 50%,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막내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각각 25%씩을 보유한 한화그룹 내 소그룹의 지주사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합병 과정에서 김 부사장이 지배력을 높이려면 유리한 합병 비율을 받기 위해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수소사업은 에이치솔루션 지배구조에 속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중심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승계 주요 자금줄로 언급돼 왔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니콜라 투자는 수소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 중 하나로 직접적 사업 연관 관계가 있지 않고, 현재로서는 의혹을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라며 “투자된 금액이 막대한 지분도 아니고, 한화솔루션의 수소 전략에 당장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3세 경영 승계 구도와 연관에 대해서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회사 차원에서 어떤 코멘트도 드린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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