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 회장, 기업 온라인화 속도 낸다...코로나19 기회 삼아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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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 회장, 기업 온라인화 속도 낸다...코로나19 기회 삼아 '절치부심'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09.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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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 디지털 체질 개선 위한 투자 강화 주문
위기 극복 위해 인도·미국 온라인 채널 입점하며 글로벌화 가속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오늘날 화장품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디지털과 모바일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다각도로 활용해 멀티 브랜드, 멀티 카테고리, 멀티 채널을 통해 전방위로 고객과 소통해야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온라인 채널을 기업의 활로로 제시하며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말이다.

이후 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온라인화를 가속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인해 뷰티업계 전반에 위기가 찾아온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를 기회로 삼아 실적 반전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1808억원, 영업이익은 3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 67% 감소한 수치다.

이같은 성적표를 받아든 서 회장은 더이상 오프라인·럭셔리 카테고리에만 의지한 전략으로는 위기를 돌파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도 “밀레니얼 구성원들에게 디지털 대전환의 선두에 서서 도전할 수 있는 역량 개발의 기회를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전사적 디지털화를 주문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외 온라인 채널에 투자를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유통업계의 중심축이 온라인을 향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데, 아모레퍼시픽 또한 기업의 체질개선을 통해 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내놓으며 '미래형 브랜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6월 론칭한 실용주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너프 프로젝트'는 쿠팡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최근 뷰티업계 화두로 떠오른 '비건 프렌들리'를 적용해 모든 제품을 제작했다.  

이너프 프로젝트와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패션 편집숍 1위인 무신사와 손잡고 합자 조합 'AP&M 뷰티·패션 합자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온라인을 통해 수많은 신진 브랜드를 발굴해온 무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아모레퍼시픽 또한 디지털 분야 유망 초기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보수적인 관점에서 판매가 이뤄졌던 헤라 등의 브랜드에 대해서도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젊은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헤라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젊은 소비자들이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자사 럭셔리 브랜드들의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또한 온라인 채널에 최대한 집중해 펼쳐진다. 

중국 마케팅 비용의 60%를 온라인 채널에 투입하며 이미 618 쇼핑축제 사전 예약판매에서 120억원 어치 완판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 펼쳐지는 중국 최대 쇼핑행사 광군제에서도 깜짝 실적을 거둘 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입점을 이뤄냈다. 미국 시장에서 K-팝의 열풍을 타고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상황 속에서 아모레퍼시픽에게 인지도를 높일 절호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외에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를 지난 7월 인도 시장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특히 서 회장이 지난해 9월 열린 창립 74주년 기념식에서 인도 공략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는데, 이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당시 서 회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성장하는 중국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아세안을 포함해 활력이 넘치는 커다란 도시가 하루가 다르게 만들어지는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향후 5년간 세계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아시아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중심의 체질개선을 이뤄내고 있는 점을 놓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채널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경영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는 점과 디지털 채널에서 고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면서 “채널·브랜드 구조조정을 잘 진행한다면, 코로나19 완화 시점에 큰 폭의 레버리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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