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라면이 무서운 당신을 위해... 라면, ‘크림’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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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라면이 무서운 당신을 위해... 라면, ‘크림’을 입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9.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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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BB면’ 인기에 삼양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오뚜기 ‘크림진짬뽕’ 출시
점점 매워지는 라면 트렌드에 변화 주목... SNS ‘모디슈머’ 인기 레시피 수용
팔도 BB면.
팔도 BB면.

 

매워지기만 했던 라면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양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히트 이후 스코빌지수 경쟁이라도 하듯 이어진 매운 라면 출시가 ‘매잘못’(매운 음식 잘 못 먹는 사람들)의 반격에 부딪쳐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변화의 조짐은 비빔면 전통의 강자 팔도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2월 출시된 팔도비빔면의 세 번째 바리에이션이자 이벤트성 제품이었던 BB면(비비크림면)이 의외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시장에 안착하자, 라면 제조업체들은 매운 맛 못지않게 부드러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에 새삼 주목했다.

삼양식품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
삼양식품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

 

매운 라면의 원조 격인 삼양식품도 ‘매운 라면을 먹고 싶지만, 매운 맛 자체를 무서워하는’ 수요층을 위한 제품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이미 존재했지만, 더욱 부드러운 맛이 필요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지난 7일 불닭브랜드 신제품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은 기존 ‘까르보불닭볶음면’보다 크림 성분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분말스프에 새롭게 크림치즈 원료가 추가돼 ‘까르보불닭볶음면’보다 더 부드럽고 크리미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스코빌지수는 2000SHU로 오리지널 ‘불닭볶음면’(4404SHU)의 절반 수준이며 ‘까르보불닭볶음면’(2400SHU)보다도 낮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불닭브랜드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매운맛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자 한다”며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을 통해 불닭 소비층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뚜기 크림진짬뽕.
오뚜기 크림진짬뽕.

 

이어 10일에는 오뚜기 ‘진짬뽕’도 크림을 입었다. 오뚜기는 매콤한 ‘진짬뽕’ 용기면에 진한 크림을 더한 ‘크림진짬뽕’을 출시했다.

‘크림진짬뽕’은 진한 해물맛과 화끈한 불맛이 특징인 ‘진짬뽕’에 꾸덕하고 고소한 크림 맛을 더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매콤한 크림 파스타의 맛을 재현했다. 꾸덕하고 고소한 맛을 위해 생크림, 체다치즈, 마스카포네치즈 등을 황금비율로 개발해 매콤한 해물맛과 부드럽고 고소하게 어우러지는 ‘크림진짬뽕’만의 맛을 완성했다. 사골육수와 닭육수를 진하게 우려낸 액체스프와 다양한 채소와 고추기름을 고온에서 볶아낸 유성스프가 들어있어 진하고 매콤한 ‘진짬뽕’의 풍미를 그대로 살렸다.

오뚜기 관계자는 "SNS에 소개된 인기 레시피를 적용한 ‘크림진짬뽕’을 제품으로 출시했다”며, “주요 편의점에서 꾸덕꾸덕한 매콤크뽕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크림진짬뽕’은 또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레시피가 SNS를 통해 인기를 얻자 제조업체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만든 제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제조업체가 제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를 말하는 ‘모디슈머’는 라면 업계에서 ‘짜파구리’의 메가 히트로 그 존재감을 발휘한 바 있다. 업체 입장에서도 새로운 제품의 힌트를 제공해주고, SNS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며, 검증까지 된 ‘모디슈머’의 레시피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늘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아이디어가 라면 업계에서 또 어떤 제품으로 실현될지 향후 추이가 궁금해진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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