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가격 '쭉쭉' 오르는데 철강값은 '뚝뚝'...속타는 철강업계
상태바
원료 가격 '쭉쭉' 오르는데 철강값은 '뚝뚝'...속타는 철강업계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09.04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국제 철광석 가격 14만 원대로 급등...철스크랩 가격도 올 초 대비 3만원 이상 올라
- 공급과잉 속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부진 직격탄...가격인상은 커녕 내려줘야 할 판
- 조선용 후판 상반기 톤당 3만 원 인하 이어 봉형강 동결, 냉연도금재 판매가격도 3만원 하락

철광석, 철스크랩 등 원료탄 가격이 쭉쭉 오르고 있지만 철강재 판매 가격은 뚝뚝 떨어지면서 포스코(대표 최정우), 현대제철(대표 안동일) 등 철강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8월28일 톤당 123.8달러(14만 7198원)까지 올랐다. 지난 6월 5일 100.5달러(11만 9494원)이었는데 두달 만에 23.1%(23.3달러)가 상승한 것이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2년간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포스코 자료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2018년 톤당 7만6000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 10만2000원으로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는 10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8월 국제 철광석 가격이 120달러(14만원) 대까지 치솟으면서 철강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판재류 등 고로 생산제품의 원료인 철광석 뿐만 아니라 봉형강류가 생산되는 전기로 제품의 원료인 철스크랩 가격도 치솟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국 철스크랩 평균가격은 톤당 30만 원(중량A, 도착도 기준)으로 올해 초보다 3만 원 이상 올랐다. 올해 저점을 기록한 지난 4월과 비교해선 8만 원 급등했다. 중량B와 생철B·경량A·경랑B·분철A·분철B도 같은 품종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철광석, 철스크랩 등 원료탄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철강사들에게는 가격 인상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극심한 글로벌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부진 직격탄까지 맞은 철강업체들은 가격인상은 커녕 가격을 동결시키거나 내려줘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는 심각한 실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포스코의 냉연제품 판매가격은 지난 2018년 톤당 80만7000원이었으나 2019년 80만 원으로 하락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76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1년 반 동안 톤당 3만1000원이 하락했다. 

열연제품은 하락폭이 더 크다. 포스코의 열연제품 판매가격은 지난 2018년 톤당 70만7000원에서 지난해 69만5000원으로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63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1년 반 동안 7만6000원이 하락했다.  

현대제철도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의 봉형강 제품 판매가격은 지난해 톤당 81만7000원에서 올해 상반기 78만8000원으로 톤당 2만9000원 하락했다. 판재류 가격은 지난해 톤당 84만3000원에서 올해 상반기 79만3000원까지 톤당 5만원 떨어졌다. 

이러한 판매가격 하락은 철강사들의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실제 포스코의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7665억원에서 올 상반기 3087억원으로 약 82.5%가량 줄었다. 현대제철은 2분기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상반기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동기비 적자전환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올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가격인상을 통한 실적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철강 수요부진으로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9월 건설향 철스크랩 판매가격을 톤당 66만원으로 동결했다.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건설업체들의 성화에 가격을 동결시켰다. 

적자를 내며 고전 중인 조선용 후판은 오히려 가격이 인하됐다.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조선사들에 대한 후판가격을 톤당 3만원 인하했고, 포스코도 최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제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이 진행될 예정인데 조선업계가 수주난을 근거로 후판가격을 추가로 인하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많은 제품들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 중이다. 철강사들이 가전사들에 공급하는 냉연도금재 판매가격도 최근 톤당 3만 원 수준 인하해 준 것으로 파악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우월한 시장지배력을 통한 가격수성과 실적방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원료탄 가격은 급등하는데 이를 반영하기도 힘들어 하반기 실적도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r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