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활동자유도 25위 '상승세'...세금부담·정부지출 등 정부규모 확대에 따른 자율성 순위는 하락
상태바
한국 경제활동자유도 25위 '상승세'...세금부담·정부지출 등 정부규모 확대에 따른 자율성 순위는 하락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8.3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미국 헤리티지재단 발표 경제자유지수, 한국 34위(’11년)→27위(’18년)→25위(’20년)
- 최근 3년간 ‘정부규모(세부담, 정부지출, 재정건전성)’ 부문 순위는 모두 하락세
- 노동시장자유도, ’14년(146위) 이후 상승세, ’18년(100위)→’20년(112위)로 하락 반전
- 지난 10년간 한국‧중국 경제자유지수 순위는 상승한 반면 미국‧일본은 하락

우리나라의 종합적 경제활동 자유도는 상승추세이나 정부규모 확대, 노동시장 규제로 인한 경제자율성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 순위를 10년 장기(2011년~2020년)와 3년 단기(2018년~2020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이다.

전경련은 한국의 경제자유지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종합지수 순위는 세계 180개국 가운데 지난 10년간 9단계(2011년 34위 → 2020년 25위), 3년간 2단계(2018년 27위 → 2020년 25위) 상승하여 전반적 순위가 향상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는 1995년부터 미국 헤리티지재단에서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수치화하여 발표하는 지수로, 100점 만점에 지수가 높을수록 경제자유 정도가 높다.
  
2020년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를 살펴보면, 74.0점으로 全세계 180개국 가운데 25위, 아태지역 42개국 가운데 7위로 나타나 ‘대체로 자유로운 국가’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헤리티지재단은 매년 상반기 지수를 발표하며, 올해는 3월에 ‘2020년 경제자유지수’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 평가에서 세계 1위는 싱가포르(89.4점)가 차지했다. 2위 홍콩(89.1점)은 지난 10년 동안 줄곧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해 오다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선두자리를 넘겨주게 되었다. 이어서 뉴질랜드(84.1점), 호주(82.6점), 스위스(82.0점) 등이 뒤를 이었다. 북한은 최하위인 180위(4.2점)로 평가됐다.

세금부담·정부지출·재정건전성 등‘정부규모’부문 순위는 모두 하락

반면 정부규모를 나타내는 하위 항목 3개(세금부담·정부지출·재정건전성. 단, 재정건전성은 2017년 이후 발표)는 장단기 모두 순위가 하락하여 정부규모 확대에 따른 경제자율성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7~2019년 동안 최고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인상, 정부지출 확대, 재정건전성 악화 등이 순위 하락의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세금부담 항목은 2011년 125위에서 ’18년 118위까지 점점 개선되다가 ’20년 158위로 떨어졌다.

세금부담의 경우 최근 3년 사이 순위가 40단계나 하락했다. 실제 GDP 대비 총조세 비율을 의미하는 조세부담률은 2017년 18.8%에서 2019년 20.0%까지 매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또한 각종 복지제도 확대로 사회보장기여금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민부담률도 ’17년 25.4%에서 ’19년 27.3%로 올랐다. 법인세도 2018년 최고세율이 기존 22%에서 25%로 높아졌다.

이러한 순위하락 추세는 향후 더 심화될 수도 있다.

‘2020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도 소득세 최고세율이 기존 42%에서 45%로 인상될 예정이다. 향후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이 늘고 주식양도소득세도 신설될 것이어서 세금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지출 항목은 2011년 84위에서 2020년 101위로 떨어졌다. 2010년대 중반에는 70~90위권이었으나 2020년 들어서며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최근 들어 정부지출 증가로 인해 경제자유도가 하락했음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추경 편성이 3차례 이뤄져 당초 예산안 대비 결산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향후 순위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3월17일 1차 추경 11.7조원, 4월29일 2차 추경 12.2조원, 7월3일 3차 추경 35.1조원 등이다.

재정건전성 항목 역시 2018년 21위에서 2020년 25위로 4단계가 떨어졌으며, 이 순위는 향후 더 하락할 우려도 있다. 지난 7월 한국경제연구원은 국가채무가 지난 3년간 104.6조원이 증가했고 올해는 111조원이나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동시장자유도, 2018년 이후 하락 반전, 무역자유도는 지속상승 추세

세부 항목 중 노동시장자유도는 지난 2014년 146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8년 100위를 정점으로 최근 3년 동안 하락하여 2020년 112위로 12단계 내려갔다.

헤리티지재단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경직적 노동규제로 인해 결과적으로 노사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한국의 무역자유도 순위는 2011년 122위에서 2020년 71위로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헤리티지재단은 FTA 체결국 확대 등 한국의 지속적인 무역자유화 노력이 무역자유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10년간 ‘재산권’, ‘기업활동자유도’ 등 상승, ‘투자자유도’ 하락

지난 10년간 경제자유지수 10개 항목 중 6개가 상승하고 3개는 하락, 1개는 변동이 없었다. ‘재산권’, ‘청렴도’, ‘기업활동자유도’, ‘노동시장자유도’, ‘통화자유도’, ‘무역자유도’가 상승을, ‘세금부담’, ‘정부지출’, ‘투자자유도’가 하락을 보였으며, ‘금융자유도’는 순위 변동이 없었다.

최근 3년간은 경제자유지수를 구성하는 12개 항목 중 6개가 상승하고 5개는 하락, 1개는 변동이 없었다. ‘청렴도’, ‘기업활동자유도’, ‘통화자유도’, ‘무역자유도’, ‘투자자유도’, ‘금융자유도’가 상승했고, ‘사법효과성’, ‘세금부담’, ‘정부지출’, ‘재정건전성’, ‘노동시장자유도’가 하락했으며 ‘재산권’은 변동이 없었다.

헤리티지재단은 “한국이 견고한 법률체계가 가동되고 있으나 고질적 부패가 정부신뢰와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고령화와 낮은 노동생산성 등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중국 경제자유지수 상승하고, 미국․일본 하락

2010년 이후 한국의 경제자유도가 점차 개선되는 동안 중국 역시 2016년 이후 크게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미국과 일본은 경제자유도가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2011년 9위에서 2020년 17위로 떨어졌고 일본 역시 20위에서 29위로 하락했다.  
  
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면은 있으나, 최근 재정지출과 국가채무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큰 정부’로 바뀌고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세금부담, 정부지출이 늘어나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결국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미래세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역대급 폭우 등 대내외 어려움이 많지만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규제를 혁신하고 조세부담을 경감하면서 노동유연성과 시장개방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