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전체 문제로 번져가는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수수료’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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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전체 문제로 번져가는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수수료’ 대립
  • 김형근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08.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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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나이트’의 게임 내 결제로부터 시작된 에픽게임즈와 애플/구글 간의 대립이 다수의 게임 및 IT 기업들이 직, 간접적으로 에픽게임즈를 지지하고 나서며 IT 업계 전체의 문제로 번져가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애플 및 구글과의 대립을 시작한 이후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와 소셜 네트워크 기업 페이스북, 틴더 등 데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치그룹 등 애플과 크고 작은 부침을 겪은 업체들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에픽게임즈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역시 모바일 관련 공식 트위터를 통해 ‘#FreeFortnite’ 해시태그를 달고 함께 진행 중인 에픽게임즈와 구글과의 대립에서 에픽게임즈를 지지했으며, 갤럭시 스토어의 ‘포트나이트’ 링크를 걸고 갤럭시 폰을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거치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음을 홍보했다.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대립은 에픽게임즈가 게임 내 재화인 ‘브이벅스(V-bucks)’ 및 아이템의 결제와 관련해 독자적인 지불 시스템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새롭게 추가하면서 시작됐다. 에픽게임즈가 새롭게 선보인 아이템 가격 인하 정책인 ‘포트나이트 메가 드롭’의 일환으로 적용된 ‘에픽 다이렉트 페이’ 시스템은 ‘브이벅스’ 및 모든 유료 상품을 영구적으로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다만 모든 국가에서 동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 역시 스마트폰 버전의 경우 에픽게임즈 홈페이지 및 삼성 갤럭시 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 버전을 다운로드받은 유저들이 우선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현재 애플과 구글은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는 모든 앱 및 부가 콘텐츠의 구매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에픽 다이렉트 페이’는 이를 우회해 에픽게임즈와 유저가 직접 거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 시스템의 도입 이후 애플과 구글은 각각 자신들의 스토어에서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탑재한 ‘포트나이트’를 삭제했으며,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철회’한 후에 스토어 복구를 위한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에픽게임즈는 협상을 위한 시스템 도입 철회 대신 애플과 구글이 미국 연방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 및 SNS 서비스를 통해 애플이 지난 1984년 발표했던 TV광고를 패러디한 광고 ‘Nineteen Eighty-Fortnite’를 공개했다. 이 광고는 “에픽게임즈는 앱 스토어의 독점에 반대한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애플은 10억 개의 디바이스에서 ‘포트나이트’를 차단하고 있다. 2020년이 ‘1984’(조지 오웰의 동명 디스토피아 소설이 진행되는 시점으로 거대한 힘에 의한 통제를 풍자하고 있음)년이 되지 않도록 함께 맞서 싸워달라.”는 ‘#FreeFortnite’ 캠페인을 알리고 유저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외에도 유저들의 단결을 위해 게이밍 하드웨어와 굿즈, 게임 내 아이템 등을 증정하는 ‘#FreeFortnite 컵’ 대회를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8월 28일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을 경우 에픽게임즈의 iOS 및 맥OS 개발자 계정을 없애고 개발 툴 접근을 막겠다고 통보했으며, 에픽게임즈는 이 조치를 중단하고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포트나이트’을 복구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미국 현지 시각으로 24일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 판사가 “에픽게임즈와 애플은 각자 소송을 제기할 자유가 있으나 주위에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된다. ‘언리얼 엔진’은 에픽게임즈 자회사인 에픽게임즈 인터내셔널이 애플과 별도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기에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며 애플 플랫폼 개발 도구에 대한 접근 권한을 차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로저스 판사는“‘포트나이트’에 대한 에픽게임즈의 규정 위반은 사실로, 이는 사전에 계획된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포트나이트’의 애플 앱스토어 복구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에픽게임즈를 지지하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낸 서류에서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을 iOS와 맥OS 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개발 툴에 접근할 수 없게 되면 그동안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어왔거나 만들고 있고 개발 중인 개발사는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최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인 ‘엑스클라우드(xCLOUD)’의 iOS 서비스와 관련해 애플과 마찰을 빚은 바 있으며, 결국 서비스를 9월 15일 시작하며 안드로이드OS로만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엑스클라우드’의 아이폰 서비스와 관련해 “서비스 내 개별 리뷰를 위한 게임 선 제출, 순위나 검색에 나타나는 것 등 가이드라인에 따른 검수 필요성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애플이 ‘스팀 링크’, ‘플레이스테이션 리모트 플레이’ 등의 원격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통과 시켰던 전적을 들며 자신들이 관여하지 않거나 이익을 침범할 것으로 보이는 게임 콘텐츠의 서비스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의 결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텔레그래프 등 다수의 해외 매체들은 애플이 “삼성의 갤럭시 앱스토어 역시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독점 사업으로 고소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삼성전자에 수수료와 앱 판매 현황 등 영업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애플로부터 공식적으로 자료 공개 요청 등을 받은 바 없다.”면서도 “결제 방식이나 프로모션, 협력사 등 사안별로 차이가 있어,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애플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앱스토어의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매체들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인 ‘디지털 콘텐츠 넥스트’는 지난 20일 디지털 구독에 대해 징수하는 수수료를 낮춰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애플의 팀 쿡 CEO에게 보냈으며 다수의 기업이 애플의 수수료 정책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이 애플 구글 등 다국적 앱 마켓 사업자가 자사의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최근 앱 마켓의 수수료 이슈와 관련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기반 국내 콘텐츠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 등 긴급 점검에 나선다고 금일(26일) 발표했다.

김형근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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