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정몽규,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후 담판…산업은행, 인수부담 경감 제안 "1조원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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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정몽규,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후 담판…산업은행, 인수부담 경감 제안 "1조원 할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8.26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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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 2.2조에서 1.5조로 낮춰주겠다"
"각각 1.5조씩 아시아나에 투입"...HDC현대산업개발에 공동투자 제안도 나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를 최대 1조원가량 깎아주겠다고 제안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즉시 거래 무산을 선언한 뒤 채권단 직접관리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산업은행의 방침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26일 서울의 모처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만나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안을 의제로 1시간 가량 의견을 주고받았다.

두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려고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산업은행은 회동 이후 자료를 통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측과 인수 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 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의심하는 상황이라 이 회장이 인수 부담을 덜어줄 제안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 추가 인수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나 유동성 추가 공급 등이 산업은행이 준비한 '당근책'으로 거론된다.

채권단이 1조5천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인수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채권단이 영구채 8천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방안도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은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돌려받을 생각이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요구한 재무구조 보강 문제에 더해 영구채 문제, 인수 가격 등에 대해 재협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HDC현산 측에 던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계약금액을 깎아달라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주장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2조1772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산업은행의 공동투자 제안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당초 계약금액보다 1조원가량 적은 1조500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다. 

채권단은 공을 다시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넘겼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문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1조5000억원가량의 금액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의지가 있는지에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고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마지막 제안을 HDC현대산업개발이 받아들여 극적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회장의 제안에 정 회장은 즉답은 하지 않고, 향후 검토를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정 회장과의 2차례 만남에서도 아시아나 인수 관련 확답을 받지 못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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