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업계, 화웨이 제재로 IT기업 악영향 우려..."애플, 52조 중국시장 잃을 수도"
상태바
미국 산업계, 화웨이 제재로 IT기업 악영향 우려..."애플, 52조 중국시장 잃을 수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8.18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미국 내 산업이 악영향을 받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번지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업계와 IT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 승인을 잇따라 요청하고 있다.

◇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반도체 산업 혼란 우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정부가 현지시간 17일 화웨이에 대한 제재 강화안을 발표하자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현재 규제안을 검토중이지만 반도체 거래에 대한 이와 같은 광범위한 규제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가 안보를 달성하려는 기존의 부분적인 제한 입장에서 갑자기 선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당황스럽다. 중국에 민감하지 않은 상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반도체 연구와 혁신을 촉진하고, 이것이 미국의 경제력과 국가 안보에 핵심이라는 견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말했다.

◇ 애플, 52조 중국시장 잃을 수도

최근 블룸버그는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챗 금지령’에 몇 년 동안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온 440억 달러(한화 약 52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애플의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이다. 중국 내 안드로이드 경쟁사인 화웨이는 애플의 폐쇄형 앱스토어와는 달리 위챗을 자유롭게 직접 제공하거나 사용자들에게 다운로드를 허용한다.  

화웨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SE와 같은 저렴한 디바이스로 소비자를 유인하려는 쿠퍼티노(Cupertino) 사의 전략은 위챗을 제공할 수 없고 미·중 무역 갈등이 계속 악화될 경우 궤도를 벗어나게 된다. TF 국제 증권의 궈밍치(Kuo Ming-chi)는 만일 애플이 글로벌 앱스토어에서 위챗 제거를 강요당하면 아이폰 연간 출하가 25~30% 감소하고 에어팟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하드웨어 출하는 15~25%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퀄컴, 화웨이와 거래 위해 미국 행정부 설득 나서

지난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통신용 칩 제조사 퀄컴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 설득에 나섰다고 전했다. 퀄컴은 이 같은 제재 탓에 매년 80억 달러(한화 약 9조5천억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삼성과 대만의 미디어텍과 같은 외국 경쟁업체들에 내주게 됐다는 논리로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5G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기술과 주도권이 위협을 받게 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국가 이익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 미국 기술 업계, 중국 의존도 높아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과 중국, 두 "테크 월드(Tech world)" 의 분리는 수백 개의 미국 기술 기업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시장가치가 1000억 달러 이상인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 5개 미국 칩 기업들은 매출의 25%에서 50%까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회사 스카이웍스(Skyworks) 최고재무책임자 크리스 세네사엘(Kris Sennesael)은 "중국에서 5G가 정말 시작되고 있다. 우리는 이 고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강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피해 우려 심화

미국의 제재가 목전을 앞두자 가장 다급해진 것은 미국 현지 반도체 기업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 고위관리자 3명이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대정부 로비 업무를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트릭 윌슨 전 상무부 비즈니스 연락 담당 이사가 미디어텍의 대관부서 부사장으로, 존 쿠니 국제무역국 부차관보는 스카이 워터 대관업무를, 리치 애쉬우 전 산업보안국 차관보가 반도체 공급 업체 램 리서치의 글로벌 대관업무 부문 부사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제재 실현으로 입을 회사와 반도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로비 활동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기술 산업 전체에 악영향 예상

미국의 제재는 미국 기술 산업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한 반도체 회사의 임원은 "중국이나 심지어 아시아에서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앞으로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2019년 세계 반도체 소비량의 60% 이상을 중국 시장이 차지했다. 그래서, 미국 공급자들로부터의 중국 제품 제거는 잠재적으로 미국의 국내 사업들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