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그린뉴딜’ 정책 쏟아내면 뒤에선 석탄 못 끊는 발전사들...석탄발전 '총괄 원가보상제'가 문제
상태바
앞에선 ‘그린뉴딜’ 정책 쏟아내면 뒤에선 석탄 못 끊는 발전사들...석탄발전 '총괄 원가보상제'가 문제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8.01 0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민간 화력발전소 실태점검 결과 중부발전 등 ‘부실 운영’ 적발
석탄발전 수익 보상하는 총괄원가보상제… 방만 경영 원인 지목
그린뉴딜 성공하려면… 석탄화력 중단 향한 의지·계획 확실해야
김정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정책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공공 민간 화력발전소 건설 운영실태 점검결과 및 개선방안' 등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김정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정책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공공 민간 화력발전소 건설 운영실태 점검결과 및 개선방안' 등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정부가 공공·민간 화력발전소 건설·운영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발전사 부실 운영의 실체가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공성과 투명성이 낮은 사업 구조 때문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국내 석탄발전소들이 원가 보상이라는 망하지 않는 체계 아래 운영되면서 방만 경영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망하지 않는 구조의 핵심에는 ‘총괄원가 보상제’가 있다. 이는 한전이 발전 자회사의 주요 발전설비에 대해 건설 비용과 적정 투자 수익을 일정 기간 보상해주는 제도다. 민간발전소 중에서는 석탄 화력만 이 혜택을 받고 있다.

31일 국내 에너지·환경 전문가들은 석탄화력발전소에 관대한 국내의 전력 구조가 계속되는 한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과제를 이루기 어려울 거라는 의견을 냈다. 정부가 에너지전환과 그린뉴딜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긴 한데, 제대로 된 방향성이나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암울한 의견도 이어졌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발표한 ‘화력발전소 건설·운영 실태(2019년 8월~2020년 6월)’ 점검 결과를 보면 국내 석탄발전소 부실 운영실태가 나온다.

조사 결과를 보면 중부발전은 건축물 사용승인과 대기환경시설·폐수처리시설에 대한 가동신고 없이 서울복합화력발전소를 임의사용(8명 상주, 24시간 교대), 실질적 상업운전을 개시하고 전력을 생산·판매해 왔다.

민간 석탄발전소들의 문제도 심각했다. 민간 대기업이 건설하는 석탄발전소는 공기업보다 건설비가 약 2조원 정도 더 비싸다. 삼성물산이 건설하고 있는 강릉 안인화력은 건설비가 5조6000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가 ‘총괄원가보상제’에 있다.

배여진 기후솔루션 캠페이너는 “건설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민간 기업들이 투자비를 늘려서 민간 발전소 전체적으로 계획보다 4조 원 정도 투자비가 늘었다”면서 “이런 상황인데도 민간 기업이다보니 예산 공개를 하지 않아 내역을 들여다 보지 못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현재 지어지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는 모두 7기나 된다. 석탄화력발전소가 계속 돌아가는 한 재생에너지가 설 자리를 만들기도 어려워진다.

배 캠페이너는 “그린뉴딜은 발표해 놓고 석탄발전소는 계속 건설하게 하고 있는데, 지금 지어도 설계수명 30년 동안 돌아가면 2050년이 지나도 석탄발전소가 남게 된다”며 “투자 기관이 경제성 없다는 시그널을 주고, 정부가 석탄을 줄이겠다는 의지와 계획을 명확히 해야 그린뉴딜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언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은 “석탄 화력발전소 관련해서 정기점검이나 환경 정책 등 관련 사업이 많이 진행되는 가운데 공공성과 투명성이 부족했다는 게 이번 점검으로 나타난 것 같다”며 “이 현상을 관통하는 문제는 어떤 비용이 들었든 모회사인 한전이 적정 수익을 보장해주도록 돼 있는 총괄원가 보상제”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이런 체계 아래서는 과도한 투자를 경계하기 어렵고, 최적 효율화를 추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런 손실에 대한 부담은 한전 적자로 이어진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산업부가 정책 조정은 가능하더라도 안전·효율·공정성 부분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부족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고 김용균씨가 안전사고로 숨진 뒤 조사위원회가 생기고 권고도 있었지만, 여전히 관리·감독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의문은 국내 대부분의 석탄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 5개 공기업들이 체질 개선 없이 구호 외치기식 ‘그린뉴딜’ 정책을 내세우는 문제로도 이어진다. 방향성이 없이 기존 사업을 재탕하는 식의 정책으로는 공공성과 친환경성을 제대로 담기 어렵다는 우려다.

이 위원장은 “국내 발전 산업은 공공성과 지속가능성, 친환경성이 부족하다는 취약성이 있는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없다”며 “지역 상생, 장기 로드맵, 노동자 재교육 등 방향성이 없이 인프라를 늘리는 개발식 그린뉴딜 목표만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중부발전은 이미 계약 내역에 반영된 리프트카, 품질관리 활동비 등 7개 항목에 대해 공사량 변경이 없음에도 계약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17억8000만원을 부당하게 증액했다. 직원 해외 교육비용(1인당 하루 140만∼380만원)을 발전소 건설비에 포함하고, 교육비용에 대한 적정성 검토나 실비정산 없이 비용을 과다하게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