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드 스타즈’ 진승호 디렉터, “새로운 무대서 최선 다해 만든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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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드 스타즈’ 진승호 디렉터, “새로운 무대서 최선 다해 만든 게임”
  • 김형근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07.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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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게임즈가 신작 비디오게임 ‘베리드 스타즈’를 7월 30일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닌텐도 스위치, PS비타 등의 플랫폼으로 출시했다. 

 커뮤니케이션/서바이벌 어드벤처 게임으로 소개된 ‘베리드 스타즈’는 ‘검은방’과 ‘회색도시’ 등 커뮤니케이션 어드벤처를 주로 개발해 온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의 최신작이자 첫 번째 비디오게임 타이틀로 첫 정보 공개 이후 꾸준히 관심을 모아왔다.

그렇다면 진승호 디렉터는 비디오게임이라는 무대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을 어떻게 준비했고 그 첫 결과물인 ‘베리드 스타즈’는 어떠한 재미를 유저들에게 제공할까? ‘베리드 스타즈’에 관련된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진승호 디렉터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1. ‘베리드 스타즈’의 기획 의도에 대해 소개한다면?

‘베리드 스타즈’의 시작은 전작을 만든 이후 회사에서 나가게 된 것이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당시에 SNS로 퇴사 소식이 알려지며 타임라인에 여러 이야기가 올라왔는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저의 퇴사가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다는 것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3~4일정도 지난 뒤 이걸 이야기로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베리드 스타즈’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물론 당시 상황과 전개를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았으며, 시작할 때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뒤 계속 발전시키며 하나의 게임으로 완성시켰습니다.

Q2. 그렇다면 이번 작품은 얼마나 흥행할 자신을 가지고 있나?

사실 엄청 잘됐으면 좋겠습니다(웃음). 하지만 이것은 저만 잘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정도입니다.

Q3. 비인기 장르인 어드벤처 게임을 계속 만들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는 프로덕션의 규모와 관련이 있으며, 저희가 개발팀을 꾸리면 항상 최대 10명 정도여서 이 정도 규모에서 이야기 있는 게임을 개발하려면 어드벤처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Q4.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의 차이점이나 이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콘솔 게임을 내놓은 사례가 없지는 않은데, 패키지나 한정판을 제작해서 냈다는 점이 저희로서는 특이한 경험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알게된 점은 패키지로 낼 거라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보다 제작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출시하려면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꼭 채용하셔야 합니다(웃음). 

Q5. 지스타 행사를 통해 공식 발표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변경된 부분이나 추가 요소가 있나? 

지난해 11월 이후에는 게임을 다듬는 작업을 계속해왔습니다. 더빙이 들어간 부분 외에 텍스트 폴리싱을 계속 했고, 카메라 워크도 추가했습니다. 더빙 이외 부분은 모두 손을 봤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6. 한정판 패키지에 많은 공을 들인 것 같다. 이에 대한 에피소드는 없었나?

현물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라인게임즈의 많은 분들과 기획 단계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제작이 결정됐습니다. 패키지의 물품들은 하고 싶은 걸 건의한 뒤 조율 과정을 거쳐 만들게 되었으며, 충무로까지 가서 인쇄물의 감리를 보는 등 많은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Q7. 기존에 모바일게임을 주로 제작하다가 비디오게임을 도전하게 됐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팁을 이야기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개발을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이 바로 인터페이스가 다른 점이었습니다. 모바일은 화면을 터치해 진행하는 반면, 비디오게임은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차이가 있는데 이게 은근히 차이가 크기에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합니다. 

Q8. 플랫폼 간 차이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세 플랫폼을 두고 비교한다면 성능의 차이가 있겠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이 가장 성능이 높다면 닌텐도 스위치는 약간의 화면 효과를 빼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고, 스크린샷을 하나하나 두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은 차이를 느끼지 못하실 것입니다. 다만 PS비타 버전의 경우 생각보다 사양이 많이 낮아서 화면 효과나 텍스처의 해상도 등의 최적화가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PS비타 버전의 경우 일본어 음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 역시 큰 차이일 것입니다. 

Q9. PS비타 버전을 출시하기로 한 당시의 결정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있나?

처음 ‘베리드 스타즈’를 공개할 때 이미 PS4와 PS비타로 내겠다고 공언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PS비타는 운용되던 기기였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어떤 것을 발표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웃음). 물론 애써서 개발했기에 후회가 되지는 않지만 기기 사양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Q10. 자막 4개 국어 지원 및 일본어 음성 지원은 놀라운 부분이지만 해외 지역 패키지 발매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여러 언어를 탑재한 이유는 한국만 나와서는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작들이 해외발매가 안 됐고 부족한 점도 많았기에 어드벤처 장르를 패키지로 만들어 판매할 때 과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냐는 문제의식이 있다. 다행히 이번엔 라인게임즈와 문제의식에 공감해 해외 텍스트와 음성을 탑재하게 됐으며, 글로벌로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 다운로드 형태로 판매됩니다. 일어 음성은 에이전시 쪽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누가 좋겠다고 인선을 한 뒤 그걸 바탕으로 한 번 더 검토를 거쳐 캐스팅하고 다시 최종 점검도 거쳤습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한국은 성우 분들이 프리랜서인 경우가 많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에이전시가 있어서 협상을 거쳐서 인선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에이전시의 도움 덕분에 원했던 느낌의 성우는 다 캐스팅했다고 생각합니다.

Q11. 스토리를 작성할 때의 노하우가 있다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마지막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결말부에 담고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구성해 왔습니다. 

Q12. 게임 내 SNS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과거 본인의 경험과 연관이 있는 것인가?

게임내 등장하는 SNS인 ‘페이터’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합성으로 이름을 정했고 게임 내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트위터 타임라인을 많이 따랐습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한 것은 과거 제 경험과 체험을 비슷하게 드리기 위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Q13.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인데 스트림이나 인터넷 게임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 이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고민하고 있나?

스토리가 있는 장르에는 스포일러에 대한 우려가 항상 따라옵니다. 예전에 ‘검은방 2’의 티저 영상을 올렸을 때 밑에 범인의 정체에 대한 댓글이 달린 적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통사 체험단 중 한 명이 욕망을 참지 못하고 티저 영상에 댓글을 단 것입니다. 이번에도 추리나 스토리 전개가 중요한 역할을 하다 보니 스포일러의 우려가 크지만 스트리밍 방식이 게임을 소개하고 즐기는 방식이라는 걸 부정할 순 없습니다. 마냥 금지하는 것 자체가 효력도 없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대항하는 것이랄까요? 그래서 충분한 논의 끝에 후반부의 특정 상황에 ‘여기부터 다시보기 및 업로드가 불가능’이라고 5초 정도 메시지가 뜬다. 그 이전까지는 자유롭게 사용하셔도 되며, 메시지 이후 부분은 생방송만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Q14. 유저들이 패키지를 구입하는 이유로 ‘소유’의 개념도 있을텐데, PS비타 버전을 다운로드만 파는 이유는 무엇인가? 향후 패키지로 발전시킬 수도 있나?

PS비타 버전은 게임카드 생산이 중단되어 패키지로 낼 수 없었습니다. 한정 수량으로 내기 위해서는 ‘잘 되면’이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반응이 괜찮다면 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지만, 이는 회사에서 결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Q15. 사운드트랙은 어떻게 제작이 진행됐나? 

‘검은방’ 때부터 같이 해주시는 분이 계신데 게임의 분위기 및 각 상황을 설명드려 기본 멜로디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게임 전반적으로 메인 테마가 잘 느껴질 수 있도록 부탁드렸고, 이 때문에 하나의 곡을 만들고 변주로 여러 버전을 만드는 과정이 많았습니다.

Q16. 텍스트 위주의 게임이기에 글을 읽기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준비했나? 

글의 비중이 크기에 이런 긴 글을 읽을 사람이 있을지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글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읽도록 할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하는데, 이번 게임의 경우는 모바일게임처럼 무료 다운로드 받는 것도 아니고 작정하고 산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만큼 가독성을 중시하고 중언부언하지 않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Q17. 차기작도 비디오게임으로 준비 중인가? 그리고 차세대 기기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 역시 준비 중인가?

기간이 길었던 것도 비디오게임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패키지를 만들고 유통망 통해 판매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이고, 힘겹게 만든 이상 다음도 비디오게임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해 이야기 중입니다. 차세대 기기가 출시 앞둔 상황이니 다음은 차세대기로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상황을 지켜보며 출시 여부를 생각해야하는 단계인 듯 싶습니다. 

Q18. SNS 서 2차 창작이 벌써 나오는데 상업 이용에 대한 기준이 있나?

저희가 허용하고 말고 할 사안은 아닌 것 같지만 그분들이 저희보다 더 많이 버시면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현재까지 그레이존에 대해서는 특별히 손을 댈 계획은 없습니다.

Q19. 게임의 상황이 극한 상황이어서 캐릭터 감정 등이 날것 그대로 노출되는 모습이 많이 보일 것 같은데 전개에 있어 어떤 것을 보여주고자 했나?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것이 경쟁을 전제로 한 포맷이고 무대가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의 약속은 있지만 여러 상황이 일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흘러갑니다. 이에 대화를 통해 상황에 따라 변화해가는 인간 군상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Q20.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길고 어렵게 말을 준비해 던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며 기대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준비해오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베리드 스타즈’가 플레이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형근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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