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 조작 의혹’ 월성 맥스터 증설… 표류하는 사용후핵연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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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 조작 의혹’ 월성 맥스터 증설… 표류하는 사용후핵연료 논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7.3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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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 반대 주민들 “시민참여단 선정 과정 미심쩍어… 모집단 기준부터 공개해야”
한수원 직원 가족, 관련 업체 직원들 포함됐다 주장도… 산업부 “공정한 절차 따랐다”
지난 24일 오전 월성원전 임시저장시설 확충 관련 지역 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하는 경북 경주 감포읍복지회관 입구에서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는 반대 단체 관계자들과 경찰이 뒤엉켜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오전 월성원전 임시저장시설 확충 관련 지역 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하는 경북 경주 감포읍복지회관 입구에서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는 반대 단체 관계자들과 경찰이 뒤엉켜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주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공론화가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발표한 맥스터 증설 찬성 81.4% 발표 결과가 석연찮다는 의혹이 나와서다.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은 공론화를 위한 시민참여단 선정 과정이 미심쩍다고 주장한다. 시민참여단 뽑는 과정을 조작했다는 정황도 제시하고 있다.

30일 경주환경운동연합과 경주 양남면대책위 등은 시민참여단 150명을 선정해 최종 145명을 뽑는 과정에서부터 반대 주민을 배제해 맥스터 증설 결정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시민참여단 의견 수렴이 시작된 1차 조사 때 찬성보다 확연하게 적은 반대 인원수를 들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맥스터 증설을 여부를 결정하는 공론조사를 하기 위한 인원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찬반 비율인데, 재검토위는 지역·연령·성별 등만 고려했다”며 “시민참여단을 꾸리기 전 3000명 설문조사에서 150명을 추려냈는데, 어떤 반영 기준이 있었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재검토위가 지난 24일 발표한 ‘월성원전 지역주민 의견수렴 결과’ 자료를 보면 시민참여단 145명이 참석한 1차 조사에서 찬성 85명(58.6%), 반대 12명(8.3%)으로 비율 차이가 심하다. 공론화 목적에 맞지 않게 애초 구성 자체가 치우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재검토위 측은 “원전 5km 이내 소재 3개 읍면 또는 경주 시내 연령, 직업, 학력, 소득수준 등으로 구분해도 모든 영역에서 찬성 비율이 최소 65% 이상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세부 반대 인원 숫자를 살펴보면 31명이 참여한 감포읍은 3.2%(1명), 39명이 참석한 양남면은 2.6%(1명)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양남면대책위는 지난달 6~8일 3일간 경주 양남면 주민 8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길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예로 들면서 시민참여단의 찬반 비율이 왜곡됐다고 주장한다. 당시 조사에서는 맥스터 반대 의견이 55.8%로 조사됐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은 “애초에 찬성인 사람을 모아놓고 기울어진 참여단을 구성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산업부가 공정하다고 하는데,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검토위는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설명자료를 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을 냈다. 재검토위 측은 “시민참여단의 모집단인 3000명을 구성할 때 60개 이상의 거점에서 N(3~5)번째 방문자를 표집하고, 현장 감독원을 배치해 조사 원칙 준수에 만전을 기했다”고 해명했다. 유동인구를 고려해 해당 거점을 지나가는 3번째나 5번째 사람을 표집했다는 설명이다.

이상홍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3000명 모집단의 분포도를 공개하라는 요구에는 답하지 않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다”며 “한국능률협회가 3000명을 조사할 당시 한수원 직원을 대동하거나, 찬핵 활동 이장들이 적극적 활동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실제 시민참여단에 포함됐다가 첫날 빠져 나왔다는 김태열(경주 감포읍 노동리 이장)씨는 “시민참여단 145명 중에 49명이 직간접적으로 한수원의 녹을 먹고 있는 사람”이라며 “제가 이름을 아는 사람만 해도 21명인데, 이에 대한 해명을 주최 측에 요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모집단이 시민참여단의 20배수인 만큼 조사 방식이 쉽지 않았을 거라는 설명도 나온다.

이 사무국장은 “전화도 아닌 대면으로 양남면 주민 800명을 조사했다는 얘기인데, 설문조사 기관들 얘기를 들어보면 전화 설문도 응답률이 20%”라면서 “응답률을 50%로 잡는다고 쳐도 1600명을 만났다는 게 단기간에 쉽지 않다. 이름과 인적사항만 받고 직접 작성한다고 가져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주관 행정부처인 산업부는 공론화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공론화 과정은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해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원칙과 절차를 지켜 진행됐다”며 “지역주민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맥스터 증설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의혹들이 계속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주관 부처가 산업부 대신 국무총리나 대통령 직속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온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원전 산업 진흥을 총괄하는 산업부가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를 주도하고 있어 문제가 계속 나온다”면서 “맥스터뿐 아니라 중저준위, 고준위 폐기물 문제 등 산적한 사안이 많은 만큼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폭넓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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