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최태원·이재용·정의선 "아무리 바빠도 CEO부터 여름휴가 다녀오세요"...'휴가경영' 기업문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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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최태원·이재용·정의선 "아무리 바빠도 CEO부터 여름휴가 다녀오세요"...'휴가경영' 기업문화 시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7.28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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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여름휴가 공식적으로 밝혀...8월 중 국내 휴가 예정
최태원, 오래 전부터 SK그룹에 자유로운 휴가 기업문화 정착 '앞장'
이재용, '사법 리스크' 등 현안 챙겨...삼성 임직원들에 국내 분산 휴가 등 권장
정의선, 아버지 병문안 등 가족과 함께 보내...현대차, 7~10월 분산 여름휴가
오일선 CXO 연구소장 "CEO가 장기간 휴가 가더라도 시스템으로 잘 돌아가는 회사가 좋은 기업"

"아무리 바빠도 CEO부터 솔선수범해 휴가 다녀오세요"

구광모 LG 대표의 휴가 관련 경영철학이다. 

구 대표는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라며 스스로 먼저 여름휴가를 당당하게 알리며 떠나는 등 과거 일 중심의 총수 시대와 다른 '휴가경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대표 등 뉴리더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CEO가 앞장 서 임직원들의 여름휴가를 적극 권장하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뉴리더들은 휴가 만큼은 상사 눈치 보지않고 연중 언제라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 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뉴리더들은 해외 유학파에다 IT 트렌드에 관심도 많아 4차 산업혁명 시대 코로나19 사태 속 언택트 문화 등에도 혜안을 갖추고 있어 재택근무는 물론 휴가 사용이 자유로운 문화 조성에 적극적이다.

좌로부터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대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년 모임에서 만난 4대 그룹 뉴리더 모습.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CEO가 장기간 휴가 가더라도 시스템으로 잘 돌아가는 회사가 좋은 기업"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제는 CEO가 없어도 회사에 문제가 없는 '부재경영(不在經營)'이 중요하다. CEO부터 내가 없어도 시스템으로 잘 굴러가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광모 대표는 솔선수범해 먼저 여름휴가 사용은 물론 CEO들에게도 자유로운 휴가를 독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 대표는 8월 중 여름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지난해에도 8월에 여름휴가를 별도로 다녀왔다.

구광모 LG 대표

LG 관계자는 "구 대표은 평소 '아무리 바빠도 CEO부터 솔선수범해 여름 휴가를 통해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고 당부한다"고 전했다.

LG그룹도 올해 코로나 감염 예방에 동참하기 위해 여름 휴가를 가을 또는 겨울까지 개인 희망대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시 휴가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도 오래 전부터 SK그룹에 자유로운 휴가 사용 문화가 자리매김하는데 앞장서 왔다. 최 회장이 여름휴가 계획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임직원의 장기 휴가 등을 권장해왔다. 

최 회장은 국내에 머물면서 여름휴가를 경영구상의 시간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을 집중 탐색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

SK 관계자는 "SK는 CEO가 휴가를 길게 가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며 "SK는 CEO의 솔선수범으로 직원들이 연중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2주 이상 장기 휴가를 가도록 하는 '빅 브레이크(Big Break)'를 장려하고 있다. SK그룹은 해외를 다녀온 직원의 14일간 자가격리 이외 별도의 여름휴가 지침은 없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조용한 휴식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비상경영 체제인 만큼 하반기 경영계획 구상, '사법 리스크' 대응책 등 현안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부회장은 대신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여름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은 여름휴가 기간은 분산하고 국내 여행을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는 물론 내수경기 살리기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20만명에 달하는 국내 임직원들의 휴가가 성수기에 집중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계휴가 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여름휴가를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보낼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신도 쉴 때는 쉬지만 임직원들도 자유로운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아버지 정몽구 회장이 대장 쪽 염증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등 와병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병문안도 다녀올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직원들과 인증샷을 찍는 모습

현대차 관계자는 "휴가는 개인적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여름휴가 1주일 + 연월차 휴가를 보태서 장기 휴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공장 생산라인은 전체적으로 여름휴가가 불가피하지만 기타 일반 직원들은 연중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휴가 분산을 위해 연구소의 경우 여름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을 7월부터 10월까지로 1개월 연장했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생산공장 휴가 기간은 8월 3일∼7일로 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대기업의 여름휴가는 연중 분산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을 필두도 여타 대기업들이 국내 여행 권장은 물론 현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공식적 지침 또는 암묵적으로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뉴리더들은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개념과 워라벨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1~2세 총수 때 고도 성장기 시대와 달리 이제는 IT화, 자동화 등으로 산업 인프라 자체가 바뀌고 있어 3~4세 시대를 맞아 '휴가 경영'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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