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세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픈 월드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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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중세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픈 월드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
  •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07.22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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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많은 오픈 월드 게임이 발매됐지만 상당수는 서양, 판타지 혹은 SF 시대가 주배경이었다. 하지만 일본, 그것도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오픈 월드 게임이 발매됐다. 그리고 일본 개발사 아닌 미국 개발사, 서커 펀치 프로덕션에서 개발한 것도 이색적이다. 서양인의 눈으로 그려진 중세 일본의 사무라이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어쩌면 어쩌면 플레이스테이션 4 최후의 퍼스트 파티 대작 게임이 될 수도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서커 펀치는 과거 슬라이 쿠퍼부터 인퍼머스 시리즈로, 괜찮은 게임들을 꾸준하게 발매한 개발사로서, 특히 소니 퍼스트 파티 중에 오픈 월드 게임을 가장 많이 개발해 온 곳이다. 그래서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상당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일단 플레이어를 사로 잡는 것은 놀라운 그래픽이다. 정말 사무라이 영화에서나 볼만한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과 멋진 광원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한다. 눈을 편안하게 해 주는 숲과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단풍이 든 숲이나 폭포, 새하얀 눈 같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 그리고 날씨 효과까지. 여기에 동양풍의 건축물은 중세 일본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떨어지는 낙엽이나 나뭇잎 같은 연출과 광원효과가 더해져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하지만 간혹 눈에 띄는 저화질 텍스쳐나 어색한 애니메이션, 야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테일이 부족한 실내 배경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워낙 영상이 멋져서 포토 모드로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하라는 게임은 안하고 사진만 찍고 있을지도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일본의 전설적인 영화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이름을 따온 구로사와 모드를 통해 흑백 필름 느낌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UI 역시 인 게임에서는 최소화하고 있는데, 오픈 월드에서는 중요한 목적지까지의 안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바람을 통해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준다. 오픈 월드 게임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유도가 높고, 메인 퀘스트 이외에도 다양한 사이드 퀘스트를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은 주로 적으로 등장한 몽골군 진지를 습격하는 메인 스토리와 다른 NPC의 부탁을 들어주는 사이드 퀘스트, 그리고 여우굴 찾기 같은 캐릭터 성장 요소가 큰 틀을 이루고 있다. 특히 사이드 퀘스트는 숨겨진 장비나 검술을 얻을 수도 있어 많이 가능하면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또한 퀘스트 구성 역시 엉성하지 않고, 각 캐릭터마다 적당한 이야기를 만들어 위쳐 3 만큼 아니라도 밀도 있게 구성되어 있다. 캐릭터 성장 역시 사무라이다운 검술부터 암살, 회피, 도구 사용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여우굴은 호부라는 슬롯을 추가로 얻을 수 있는데, 치명타 확률을 높이거나 공격력을 증가시키거나 체력을 빨리 회복시키는 등 게임 플레이에 유리해 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게임 도중 여우를 발견한 경우 여우굴까지 따라가는 것이 좋다.

전투는 이 게임의 또 다른 장점이다. 인왕이나 세키로 같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결코 긴장을 풀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주인공이 약한 게임 초반부는 더더욱 그렇다. 이 게임은 대부분 보스전을 제외하면 일대 다수의 적을 상대하며, 적들은 저마다 검사, 창병, 방패병, 거인 등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여러 적들에게 둘러 쌓여 전투를 하다 보면 적의 공격 2-3방에 다운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소울 시리즈 수준까지는 아니라도 꽤 긴장하면서 전투를 즐겨야 한다. 물론 주인공이 성장하면 전투 난이도가 더 쉬워지기는 한다. 적의 종류에 따라 자세를 바꿔가며 상대하는 것 역시 전투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또한 닌자처럼 정면에서 적을 공격하기 보다는 암살로 처리할 수도 있다. 화살로 공격하거나 근거리에서는 쿠나이를 던져 적에게 피해를 주거나, 폭탄이나 연막탄 같은 무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전투와 사무라이 게임 답게 타격감도 전투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이외에도 적진을 들어가면 맞대결을 통해 사무라이 영화에서 봄직한 1 대 1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그냥 강 공격 버튼을 누르고 있다가 적이 공격하는 순간에 버튼을 떼는, 단순한 전투이지만 이외로 적이 속임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맞대결은 승리하면 많은 양의 의지를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체력이 거의 바닥나는 페널티도 있다. 전투는 적당한 긴장감도 있고 타격감도 있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지만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점점 쉬워지기 때문에 긴장감이 후반까지 유지되지는 못한다. 또한 적들은 일 대 다수로 공격할 때는 강력하지만 인공 지능이 뛰어나지는 않아서, 암살을 잘 활용하면 의외로 전투를 쉽게 풀어나갈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이 게임은 우리가 즐겨왔던 여러 유명 게임에서 접했던 여러 시스템들이 잘 혼합되어 있다. 아마 이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특정한 게임들 여러 개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게임의 짜임새가 좋아서 한번 플레이하면 쉽게 손을 놓기가 힘들다. 특히 오픈 월드 게임은 비슷 비슷한 퀘스트 때문에 서브 퀘스트는 하기 싫어지는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아름다운 풍광과 적을 베는 느낌 등이 잘 어우러져 게임 속에서 빠져나가기 싫게 만든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어쩌면 플레이스테이션 4로는 마지막으로 만나는 대작 퍼스트 파티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그만큼 퍼스트 파티들은 플레이스테이션 4의 성능을 끝까지 활용하여 최상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미국에서 사무라이를 주제로 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오픈 월드 게임을 좋아한다면 놓쳐서는 안될 게임이 아닐까 한다.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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