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부동산 정책, 숲으로 갈까 산으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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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 많은 부동산 정책, 숲으로 갈까 산으로 갈까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0.07.19 2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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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택지발굴해서라도 공급늘려 집값잡아라"...김상조 "그린벨트 해제 검토"
- 정세균 "그린벨트 해제 신중해야"...추미애 "그린벨트 해제해 투기판 만들면 안돼'
-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불가...도시 재정비 강화해야"... 이재명 "재개발 활성화, 용적률 상향해야"
- 부동산114 "너무 잦은 규제로 수요자 내성 커져"...납세자연맹 "법률 안정성, 예측 가능성 해쳐"
김현미 장관이 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장관이 '7.10부동산대책' 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부동산 당국의 지나치게 잦은 정책 발표로 신뢰를 잃은데다 당·정·청은 물론,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경기도지사까지 나서면서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정작 정책당국인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침묵하는 상황에서 지난 17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에 비해 0.64% 올라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해임을 요청하는 글을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비판하는 글들이 도배가 돼있다. 지난달 발표된 6.17 대책 이후로 부동산정책 관련 비판과 하소연은 수백여건을 헤아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부동산 정책 비판 게시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홈페이지 캡처]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4∼16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을 전후해 70%까지 올랐던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전주보다 1% 포인트 하락한 46%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서울시까지 저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의견과 해법, 반대의사 등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미 부동산 당국의 정책발표만으로도 이번 정부 3년여 동안 22차례의 발표가 있었다. 부동산 정책 평균 수명이 약 1.7개월 밖에 안 된다. 두달이 못가 새로운 정책이 발표된다는 뜻이다. 

이달 발표한 7.10 대책 이후에도 입법과정에서 지난해 발표했던 12.16 대책이 포함되고 급격히 오른 양도세(70%)가 증여세(50%) 보다 많은 경우에 편법증여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는 등 땜질 처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연일 새로운 해법과 반대와 제안이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과 시장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우선 청와대의 공급확대 주문에 따라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6.17대책 발표 이후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값이 덩달아 오르면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김현미 장관을 청와대로 소환해 '택지를 발굴해서라도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아라'라는 주문을 했다. 

이에 따라 여당과 정부는 지난 15일 부동산 관련 비공개 협의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해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정이 이미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의견을 정리했다"며 그린벨트 해제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해 온 서울시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구역이 입주자 모집·분양까지 막바지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날 "서울시와 자치구, 조합이 함께 참여하는 정비사업 지원 TF를 통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정비구역이 막바지 단계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비사업을 통한 양질의 주택공급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에도 TF 운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울시가 주택 공급의 대안으로 그린벨트 해제 대신 이같은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MBC방송에 출연해 그린벨트 해제 신중론을 펼쳤다. 정 총리는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주택공급과 관련된 백가쟁명식 언론보도를 정부가 뒤따라가기보다는 냉정하게 정제된 대책을 만들어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도 이날 "서울 핵심 요지의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방식보다 도심 재개발, 용적률 상향, 경기도 일원의 신규 택지 개발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며 "서울 강남 등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투기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미애 장관은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한정된 자원인 땅에 돈이 몰리게 하면 국가 경쟁력도 놓치게 되기 때문에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며 해제를 반대했다. 

김현미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5일 회동이후 군 시설을 이전하고 택지를 조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군 골프장이나 예비군훈련장 등 서울에 남아 있는 시설을 외곽으로 옮기고 대형 택지를 만들 것이라는 얘기다. 구체적인 택지 개발 후보군으로는 성남·88·뉴서울·태릉 골프장과 위례신도시 군시설,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은평뉴타운 인근 군부대, 수도방위사령부 산하 부대 부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국토부나 국방부의 공식입장은 '전혀 거론된 바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택지  공급 확대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은 공식적으로는 없는 상태다. 청와대나 여당 인사 중에 주택을 팔았다는 소식도 이미 알려진 노영민 비서실장 등 몇 사람을 제외하면 아직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례없이 강력한 대책을 무더기로 내놓고도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상승일로다. 

지난 17일 기준 전월 19일 대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부동산114]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조사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지난 17일 수도권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0.64% 올랐고, 특히 서울은 0.7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구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부동산 114]

서울의 구별로는 강북구가 약 1개월만에 1.3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6.17대책에 이어 7.10대책과 추가적인 공급 대책까지 예고하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지난 2017년 8.2대책부터 대출과 세금을 통한 수요 억제 정책들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규제에 대한 내성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방송토론에서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바 있기도 하다. 

한편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16일 "7.10 대책의 다주택자 부동산세제 강화정책인 종부세와 양도세, 취득세율 인상은 정부 의도와는 달리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부동산 관련 세금이 집값을 올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선택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금만 올리면 집값이 안정된다는 것은 허황되고 부동산정책 실패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번 정권에서 부동산 세법이 너무 자주 개정돼 법률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의철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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