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주진 “두산중공업 살리는데 국민 1인당 7만2000원 갹출, 이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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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주진 “두산중공업 살리는데 국민 1인당 7만2000원 갹출, 이게 맞나?”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7.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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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기후변화 문제, 앞으로 심각한 상황 올 수도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2030년이 되면 재생에나지 단가는 석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2030년이 되면 재생에나지 단가는 석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듀폰의 환경오염 문제를 그렸던 영화 ‘다크 워터스(Dark Waters)’. 미국의 한 마을에서 젖소 19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다. 농장을 운영하는 주인도 병에 걸렸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러 사람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급기야 전체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혈액 채취에 나섰다. 수만 건에 이르는 혈액이 중립적 과학자들에 의해 분석됐다. 몇 년이 걸렸다.

첫 재판에서 듀폰은 160만 달러의 배상금을 냈다. 두 번째 재판에서는 560만 달러를, 세 번째 재판에서는 1250만 달러를 토해냈다. 듀폰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제기된 모든 3535건에 대한 소송에 대해 약 6억770만 달러를 배상했다.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질(PFOA) 유출 사실이 확인되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파헤친 변호사는 독성 물질이 프라이팬부터 콘택트렌즈, 아기 매트까지 우리 일상 속에 침투해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된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과 해법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변호사가 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가 주인공이다. 변호사에서 기후,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그는 “최근 국내 기업의 활동을 보면 탄소 감축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모두 외면하는 석탄 화력에 투자하는 등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포스코는 온실가스 배출 1위이다. 삼척 화력발전뿐 아니라 해외 여러 곳에 석탄 관련 투자를 하고 있다.

”포스코의 삼척화력발전소 투자는 정말 이해되지 않는 사업이다. 물론 이 사업이 몇십 년 전에 발생했다면 이해할 수 있다. (2013년 동양파워는 산업부로부터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된다. 포스코에너지는 2014년 10월 동양파워를 인수한다). 독일 등 유럽은 이미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있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생산단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좌초자산이 될 수 있고 거의 확실시되는 석탄 화력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포스코 경영진이 앞뒤 판단하지 않고 결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석탄 화력이 설마 문을 닫겠어’라는 안일한 생각과 판단이 이런 비상식적 결정을 이끈 배경일 것이다. 한마디로 잘못된 정무적 판단을 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 경영진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지금의 상황을 대표하는 사건인 것 같다. 원전과 석탄에 매몰된 나머지 미래 방향성을 읽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는 3조60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3조6000억 원을 두산중공업에 지원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인데 국민에게 찬반 의견 등을 물어본 것도 아니다.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앞으로 견제장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3조6000억 원 규모는 국민 한 명당 7만2000원 정도 들어간 것이다. 4인 가족으로 본다면 30만 원 정도 됩니다. 코로나19(COVID-19)로 재난지원금이 10조 원 규모인데 한 기업을 살리기 위해 3조60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특정 기업에 공적 기금을 투입하는 것 자체를 앞으로 막아야 한다. 만약 공적자금이 투입된다면 국민적 의견을 묻는 절차도 필요할 것이다.”

-한국전력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이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안 하면 중국이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면서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투자에도 공적 자금이 들어간다. 외국의 투자은행들은 석탄화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 이미 투자한 것도 회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한국전력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하는데 이제 그 결정을 한 한전 이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 잘못된 투자는 곧바로 주주들 손해로 이어진다. ‘우리나라가 하지 않으면 중국이 한다’는 논리를 폈는데 좌초자산이 될 게 뻔한 사업에 중국이 치고 들어오면 오히려 우리는 반가운 일이다.“

-문재인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두고 그 중간단계로 'LNG복합발전'을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SK그룹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또한 좌초자산이 될 것으로 보는데.

“이 또한 몇십 년 전 상황이라면 이해가 된다. 지금은 아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재생에너지 단가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조만간 재생에너지 단가는 석탄 화력이나 LNG보다 낮아질 것이다. 2030년 정도 되면 재생에너지 단가가 석탄 화력 단가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NG 복합발전을 재생에너지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로 생각하고 건설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LNG 발전은 특히 대기 요금이라는 것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발전하면서 나오는 비용보다 대기요금이 더 비싼 경우가 많다.”

-주민 수용성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이 있다. 태양광을 설치하는 데 주민동의가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단체장을 선거를 통해 뽑는다. 단체장이 주민들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민 수용성은 해당 지역민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절차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각종 인허가라는 규제장치가 수도 없이 만들어진다는 데 있다. 실제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려는 업체에서는 실제 들어가는 직접비보다는 각종 인허가, 주민설명회 등 간접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이다. 이는 지자체마다 서로 다른 조례도 한몫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태양광과 풍력 입지 시설에 관한 조례가 제각각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정부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본다. 지자체마다 상황이 달라 조례가 다를 수는 있다. 문제는 그 간격이 너무 크다는 데 있다. 중앙정부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그 기준에 따라 지자체에서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자들도 관련 투자를 하는데 더 쉬운 절차를 따를 수 있지 않겠는가.”

김주진 대표.
김주진 대표.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변화 대응에 벤치마킹할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어떤 나라가 있겠는가.

“독일 등 유럽으로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최근 베트남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7년 4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약 2년 동안 4400메가와트(MW)를 도입했다.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웃도는 규모이다. 이는 베트남 정부 시스템의 독특한 측면도 있겠는데 사실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재생에너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관련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자체마다 서로 다른 조례, 여러 간접비용 등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남태평양 피지, 투발루, 통가왕국은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남태평양 도서 국가는 생존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에 전혀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나라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책임이 큰데 이에 대한 국제소송 등이 가능할까.

“가능하다고 본다. 잘 알려져 있듯이 유럽과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상당한 부분 책임을 갖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이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국제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는 국제사회가 앞으로 이 방향성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암묵적 약속이다. 만약 남태평양 국가들이 국제소송으로 온실가스 책임론을 묻는다면 이 또한 승소 여부를 떠나 국제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겠는가. 기후변화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

-문재인정부의 그린뉴딜 방향성과 주요 정책은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보는지. ‘그린워싱’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큰 목표를 설정하고 각 부처에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을 마련하면 된다. 무엇보다 탄소 중립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탄소 중립 목표가 빠졌는데 이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RE100(재생에너지만으로 100% 에너지 사용)에도 가입하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중앙집권형 에너지 공급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 전력시스템은 분산형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우리나라 전력생산과 공급 독점시스템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 등 다변화되고 있는 현실을 담보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산형 시스템에서 독점 문제 등을 관리하고 점검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 전력과 가스 시장을 규제하는 기구(OFGEM)가 있다. 전력시장을 감시하고 독점이 폐해를 막기 위한 기구이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분산형 전력시스템으로 간다면 업체의 독점 등 폐해를 막을 비슷한 기구가 있어야 한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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