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센터장의 경제읽기]선거와 증시의 불안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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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센터장의 경제읽기]선거와 증시의 불안한 동행
  • 이상준 JDI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 승인 2016.12.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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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파 잠재운 오스트리아, EU 탈퇴 우려되는 이탈리아

최순실 게이트로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도에 대선이 치뤄질 전망입니다. 여러 잠룡들이 대선출마를 잇따라 하고 있고 이들이 내세우는 공약에 따라 이에 따라 경제상황도 일희일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도 정계를 둘러싼 혼란은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대선 재투표와 이탈리아의 국민 투표가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극우파 대통령이 출현하는 극단적인 사태가 방어되었지만 이탈리아의 국민투표는 우려대로 부결되면서 EU 탈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오스트리아의 상황을 살펴 보면 지난 4월에 대선이 있었는데요, 이 당시 결선 투표에서 무소속의 벨렌 후보와 자유당의 호퍼 후보의 득표율은 50.3 : 49.7로 아주 박빙이었습니다. 이 때 부재자 투표에 대한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면서 이번에 재 투표를 한 것인데요, 예상 외로 벨렌 후보의 낙승으로 마감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벨렌 당선자는 1당인 사민당도 2당인 국민당도 아닌 무소속이고, 2018년 총선에서 자유당의 1당 등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당은 당수의 부친이 나치 부역 전력이 있는, 이른바 극우 파시스트 정당입니다.

이탈리아의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집니다. 현재 집권당은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인데요, 렌치 총리는 각 종 개혁법안이 상원에서 번번이 부결되면서 상원 의원을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이는 등 의회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개헌안을 발의했고, 부결 시 즉시 퇴진을 천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개헌안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경제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변질되었고, 특히 무솔리니 시대의 장기 독재를 겪은 이탈리아의 유권자들의 눈에 의회의 권한을 줄이고 총리 권한을 늘리는 이 개헌안은 독재를 연상하게 되면서 결국 부결이 되었습니다.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렌치 총리는 바로 사임을 선언했는데요,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문제는 조기 총선이 실시되면 야당 1당인 오성운동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오성운동과 북부리그, 전진이탈리아 등 야 3 당이 모두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년에는 이른바 이탤릭시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불안한 이탈리아의 은행들

투표 전 이탈리아의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8개 은행의 도산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가뜩이나 부실이 심한 이탈리아 은행들이 만약 나라의 컨트롤 타워가 없을 경우 견디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무수익 여신은 3,600억 유로에 이르고 있는데요, GDP의 20%에 해당됩니다. 전체 여신 대비 무수익 여신 비율은 유로존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18%에 이르고 있는데요, 무수익 여신 규모 자체가 유로존 전체 은행의 1/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실 채권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가 손실을 부담할 것인지, 아니면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것인지 입니다. 투자자 손실 부담은 도덕적 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이탈리아 정부에서는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은행의 특징은 작은 규모의 은행이 다수 난립하고 있다는 것과, 채권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즉 만약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손실을 부담하게 하면 이것은 반 EU 정서를 빠르게 확산시킬 것입니다.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한데요, EU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있고 규약상으로도 위반입니다. 당연히 재정 건전성 문제도 제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여전히 이탈리아 은행들에 대한 구제 방안은 안개 속입니다.

 

문제는 연쇄 작용

 

이탈리아의 개헌 투표가 부결되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이미 예상되었던 악재에 둔감해져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다우지수는 결과가 나온 직후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를 것 같습니다. 당장 이탈리아의 조기 총선이 불가피하다는 점 외에, 내년에는 유로존 국가 중 8개 국가에서 대선과 총선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뜨거운 감자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두 국가 모두 극우 성향의 정치 세력이 무섭게 약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예상되는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결국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2017년은 선거와 증시의 불안한 동행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상준 JDI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help@ohyes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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