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장애인, 소변 주머니보다 인공방광수술로 새 삶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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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장애인, 소변 주머니보다 인공방광수술로 새 삶 얻는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7.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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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국내 유일 인공방광수술 전문 센터 운영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교수가 인공방광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이대목동병원]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교수가 인공방광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이대목동병원]

근육 침범 방광암으로 병원을 찾은 52세 남성 환자 이 씨는 양쪽 눈의 백내장으로 실명 상태였다. 이 환자의 경우 근치적 방광 절제술 시행 후 인공방광수술을 받았다. 소변 주머니를 달았을 경우 스스로 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인공방광수술 후 소변 주머니를 교체하지 않아도 환자 스스로 소변을 볼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

77세 남성 박 씨는 10년 전 사고로 양측 손목이 절단된 상태다. 이 환자는 근육 침범 방광암으로 근치적 방광 절제술과 인공방광 형성술을 받았다. 두 손이 없어 소변 주머니 교체는 당연히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환자는 인공방광 형성술 후 남아 있는 팔을 이용해 배를 압박, 본인 스스로 소변을 볼 수 있어 삶의 질이 매우 높아졌다.

방광암은 비뇨기에 생기는 암 가운데 재발률과 암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암으로 국내에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방광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8년 기준 3만7000여 명으로 2012년 약 2만 명보다 약 1.7배 증가했다.

방광암 중 75~85%가 표면에 암이 발생하는 ‘표재성 방광암’이다. 10~15%는 근육까지 침범한 ‘근육 침범 방광암’, 5%는 다른 곳까지 전이된 ‘전이성 방광암’이다. 표재성 방광암은 종양의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 근육 침범 방광암은 재발률이 45%까지 달하고 주변으로 잘 전이돼 방광 적출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때 흔히 병원에서 소변 주머니를 밖에 다는 ‘회장도관 요로전환술’을 시행한다. 이러한 환자들은 방광을 절제한 후 평생 배 바깥에 소변 주머니를 차야 한다. 운동할 수도 없고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외출하기도 힘들다.

최근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어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 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 방광암 환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인공방광수술’이다. 인공방광수술은 환자의 소장 일정 부분을 이용해 새로운 방광을 만들어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는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등산이나 골프, 성생활도 가능하다. 또 미관상으로나 기능면에 있어서 인공방광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2016년부터 매년 100건 이상의 인공방광수술을 시행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공방광수술을 집도한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은 “몸에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인공방광수술을 통해 타인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소변을 볼 수 있다”며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인공방광수술”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인공방광수술 도입 초창기에는 수술 시간이 8시간 이상 걸렸는데 현재 경험과 노하우 축적으로 3~4시간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70세 이상 환자에게서만 약 280여 건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80세 이상의 남성 환자에게서도 인공방광수술을 29건 성공한 바 있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국내 유일의 인공방광수술 전문 센터이다. 5개과(비뇨의학과·영상의학과·감염내과·병리과·외과) 의료팀이 정기적으로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협진 체계를 갖춰 치료 성과와 환자 만족도가 높다.

이 센터장은 “방광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인공방광’ 밖에 없다”며 “일반인 환자는 물론 장애인, 초고령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인공방광수술이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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