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어려운 장년층의 대안... ‘카탈로그 쇼핑’, 우편요금 올라 고사(枯死)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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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어려운 장년층의 대안... ‘카탈로그 쇼핑’, 우편요금 올라 고사(枯死) 위기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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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TV홈쇼핑사, “수익성 적다” 사업 속속 포기... NS·롯데홈쇼핑만 운영 중
중소기업 판로 확보에도 도움... 우정사업본부, 우편 감액율 축소로 비용부담 늘어
NS홈쇼핑(왼쪽)과 롯데홈쇼핑(오른쪽)의 7월 카탈로그 쇼핑북 표지.
NS홈쇼핑(왼쪽)과 롯데홈쇼핑(오른쪽)의 7월 카탈로그 쇼핑북 표지.

 

1990년대부터 TV홈쇼핑사에서 매달 가정으로 배달되던 ‘카탈로그 쇼핑북’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우정사업본부가 국내통상 우편요금 감액률을 조정하면서 홍보 우편물(카탈로그) 감액률을 축소하면서 기존에도 높지 않았던 카탈로그 쇼핑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사업본부는 7월 1일부터 상품안내서(카탈로그) 우편요금 감액률을 접수물량과 지역에 따라 50%~38%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평균 53%의 감액률이었던 것에 비해 연간 17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카탈로그 쇼핑은 TV홈쇼핑의 출발과 함께 시작돼 2000년대 초반 정점을 찍으며 통신판매의 대표적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쇼핑의 형태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빠르게 변화되면서 현재는 대부분의 홈쇼핑 기업들이 사업을 종료하거나 축소한 상태다. 지금 카탈로그 쇼핑을 운영하는 곳은 N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이 유이하다.

홈쇼핑 업체들 입장에서 카탈로그 쇼핑은 ‘계륵’과 같은 존재다. 인쇄비와 우편요금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매우 낮아 철수를 고민하다가도, 카탈로그에 상품을 광고하는 협력기업들이 대부분 영세 중소기업들인지라 이들의 판로 확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카탈로그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들 대부분은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에 익숙하지 못한 장년층이어서 이들의 쇼핑 선택권도 무시할 수 없어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사업을 없애기에도 부담스럽다.

이에 더해 카탈로그가 사회적으로 순작용을 한 사례도 있다. NS홈쇼핑의 카탈로그인 ‘NS쇼핑북’은 지면에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에는 8세 때 실종된 아동이 NS쇼핑북을 보고 2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성과를 거둬, NS홈쇼핑은 ‘실종아동의 날’인 5월 25일 아동권리보장원장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의 카탈로그 우편요금 감액률 조정 예고.[사진=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의 카탈로그 우편요금 감액률 조정 예고.[사진=우정사업본부]

 

현재, 발행하는 카탈로그 수는 NS홈쇼핑이 65만부, 롯데홈쇼핑이 20만부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두 홈쇼핑 기업의 매출은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약 2000억원까지 추측된다.

아직까지 두 홈쇼핑 기업 모두 카탈로그 쇼핑 사업의 존폐를 고민할 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7월부터 시행된 우편요금 가맹률 축소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될 때 어떠한 입장 변화를 가져올 지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확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카탈로그 쇼핑에 의존하고 있는 중장년층 소비자와 영세 중소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지만, 수익성 악화를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카탈로그 우편물의 높은 감액률이 우편사업 적자의 한 요인이라, 감액률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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