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 "공중증(恐中症) 트라우마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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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 "공중증(恐中症) 트라우마에 갇혔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6.12.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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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시장, 자본력 3박자 모두 갖춘 중국 게임 기업 글로벌 약진

"한국 대표 게임사들은 이미 공중증(恐中症)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과 PC게임에서 수십년동안 종사해온 한 게임업체 대표의 말이다.

이미 국내 기업들의 개발력과 기술력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지도 오래다. 중국산 게임이 무서워 중국진출을 두려워할 정도다. 중국 게임기업들도 한국산 게임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뿐만아니라 천문학적인 자본을 무기로 삼으며 국내 대표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는 더욱 놀랍다. 중국 텐센트는 국내 모바일게임 1위업체인 넷마블게임즈에 5억달러(지분율 25.26%)를 투자하는 등 지금까지 약 1조원대의 투자를 감행했다.

한국 게임시장의 규모가 10조원 안팎이라는 크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과 투자한 업체들이 하나같이 한국대표 게임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자본력만으로도 우리나라 게임시장의 핵심은 중국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구글플레이스토어 게임 순위 상위권에는 중국 업체들이 대주주인 국내 업체들이나, 텐센트가 최근 인수한 수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 등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 텐센트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세계적 관심사다. 텐센트는 이미 글로벌 매출 1위에 올라섰고, '몽환서유', '대환서유'로 유명한 넷이즈는 2016년 상반기 중국 내 모바일 분야에서 텐센트의 매출을 눌렀다.

국내 최대의 게임업체인 넥슨의 한 관계자는 "시장과 자본력을 갖춘 중국게임업체들은 이제 기술력에서도 한국업체들을 한참 넘어섰다"며 "이제 중국을 추월한다는 것은 사실상 포기해야될 지경이다"고 말했다.

 

<사진>2011-2015년 중국 게임시장 수입규모 및 구조 (출처:dataeye)

국내시장뿐 아니라 수년간 중국 업체들은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게임계의 자본시장을 잠식해오며 몸집을 불려온데 이어 이제는 그동안 축적된 막대한 인프라와 노하우로 세계 시장에서도 '무서운 아이들'로 입지를 확고히하고 있다.

불과 5년전까지만해도 중국 퍼블리싱 업체들은 한국산 게임들의 유통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당시 '크로스 파이어' '미르의 전설'등은 중국 내에서 출시와 동시에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중국산 게임은 한국산에 비해 그래픽이 조악하고 스토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중국 게임유통업체들은 한국산 게임 수입,유통에 열을 올렸다.

불과 5년 남짓한 기간동안 중국은 한국게임업체들의 기술력과 시장을 흡수하며 이제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글로벌 강자로써의 입지를 굳혔다.

국내 게임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고 안주했다. 단물을 빨아먹는 동안 시장 지형은 변했다.

약 5억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모바일 게임 유저를 붙잡기 위해 국내 업체들도 중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다. 반면 중국 퍼블리셔들은 모바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오히려 세계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사진>2011-2015년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 및 이용자수 (출처:dataeye)

이제 중국의 퍼블리셔와 개발업체들은 기획력, 개발력, 서버 운용의 안정화 측면에서 모두 한국 기업들을 능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IP(지적재산권)판매로 활로를 뚫어가려 하고 있으나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돈만 쫒아왔던 국내 게임산업의 문화로는 이제 한계에 부딪쳤다. 단기적으로는 힘들다. 게임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문화 콘텐츠, 시나리오 작가, 창조적인 게임장르의 개척등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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