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위기 맞이한 패션업... '빈폴스포츠' 다음 타자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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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위기 맞이한 패션업... '빈폴스포츠' 다음 타자는 어디?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6.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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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패션, 천억 브랜드 '빈폴스포츠' 정리하며 비상경영 공식화
GU 접은 '유니클로'·임원 급여 반납 중인 'LF' 등 '다음 카드 만지작'
브랜드 철수를 선언한 ‘빈폴스포츠’.
브랜드 철수를 선언한 ‘빈폴스포츠’.

 

지난 12일 삼성물산패션부문이 1000억 매출 브랜드인 ‘빈폴스포츠’ 사업을 정리한다는 소식이 패션업계를 강타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매장만 100개가 넘는 메가 브랜드를 정리한다는 의미의 크기는 작지 않다. 곧 바로 다른 패션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빠른 시일 안에 브랜드 및 사업을 접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빈폴스포츠’는 삼성물산패션부문이 2018년 8월 ‘빈폴아웃도어’를 개편해 내놓은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다. 애슬레져/스포츠 시장 성장에 발맞춰 ‘산 타는 활동’에 국한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코자 브랜드 아이덴티티 변경을 통해 활동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기능성웨어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탄생했다.

브랜드 론칭 초기에는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아웃도어를 넘어 스포츠 아이템을 강화하며 20대 젊은 고객의 유입이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빈폴스포츠 브랜드 론칭을 기념해 선보인 패션 스니커즈는 초반 호조세를 넘어 브랜드의 시그니쳐 아이템으로 성장했다. 10만9000원 이라는 가성비까지 장착한 POC 300시리즈는 단일 품목으로 브랜드 론칭 한달 만에 2000족을 판매하면서 2018 가을 시즌 히트상품으로 인기를 누렸다.

브랜드 모델로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를 거쳐 프로듀스101이 낳은 스타 옹성우와 전소미를 기용하며 2535세대에 맞는 젊은 브랜드를 표방했고,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웃도어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기대했던 애슐레저 시장에서도 신생 브랜드들에 밀려 생각만큼 성장세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와중에 올해 닥친 코로나19의 확산이 결정타가 됐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내년 2월까지 빈폴스포츠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과 로드샵 등 100여 매장을 모두 폐쇄할 계획이다. 아울러 빈폴액세서리도 오프라인에서는 철수하고 온라인 브랜드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해 임원들의 급여를 자진 삭감하고, 직원들은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급여의 하락도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곧 삼성물산발 패션업계 인적 구조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캐주얼 대표 브랜드인 ‘빈폴’이 이렇게 선제적으로 비상상황을 선포하자, 다른 패션기업들도 브랜드 개편과 구조조정 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1조원대 단독 브랜드 신화를 연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는 세컨드 브랜드인 지유(GU)를 8월 전후에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 및 이커머스를 포함한 비즈니스 구조 변화의 필요성 등 다양한 요인들을 반영해, 2020년 8월 전후로 한국 내 오프라인 매장 3곳의 운영을 모두 중단하고, 온라인 스토어도 7월 말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메인 브랜드인 유니클로도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올해 코로나19까지 연달아 악재가 발생하면서 큰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국내의 또 다른 패션 대기업 LF도 이미 지난 3월부터 임원진들이 급여 30%를 반납하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라퓨마’를 정리한 데 이어 매출 부진한 백화점 매장들을 철수하기로 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트렌드가 소멸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은 패션업계의 결정타가 되고 있다”면서 “오프라인 브랜드의 부진과 함께 온라인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급격히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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