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 놓고 대한항공·서울시 갈등 커진 이유...박원순 대선출마용 '제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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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 놓고 대한항공·서울시 갈등 커진 이유...박원순 대선출마용 '제물'되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6.13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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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정세균 총리-종로구청 의견일치, 문화공원 추진 압박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헐값에는 팔지 않겠다' 강경 의지
- 대한항공, 국민권익위에 민원 신청..."박원순 시장의 매각 방해 시도 위법성"
- 대한항공 노조도 서울시 비판 "민간기업 부지를 헐값에 매입해 유동성 자금 확보하지 못하게 해"

대한항공과 서울시가 12년째 광화문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 관련 갈등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 살리기에 투입해야 하는 종로 송현동 부지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용 제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사유재산을 서울시가 '헐값'에 빼앗으려 한다는 것. 

13일 정계 관계자는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한 대권 주자 중 한 명이지만 재임 중 치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것 아닌가 싶다"며 "이명박 전 시장의 경우 청계천을 복원해 대통령에 당선된 전례가 있어 박 시장의 마음이 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시문 공익적인 목적을 내세우며 문화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위기로 경영난에 빠진 가운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가 시급하다.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의 반대로 호텔 건립이 무산된 데다가 매각 계획까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는 강제 환수 계획까지 밝히며 송현동 부지를 문화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자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 권고를 구하기 위해 고충 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

대한항공은 "정부와 국책은행의 지원에 부응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휴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핵심 자구책인 송현동 부지 매각 추진은 서울시의 일방적 문화공원 지정 추진, 강제수용 의사 표명 등에 따라 심각한 피해를 입어 민원을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피신청인(박원순 서울시장)의 매각 방해 시도의 위법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10년 전 행정소송에 이어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하는 등 법적 분쟁까지 '배수의 진'을 친 모양새다.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질긴 악연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대한항공이 삼성생명에게 1만1,103평에 달하는 송현동 부지를 2,900억원에 매입했다. 송현동 부지는 당초 삼성생명이 복합문화시설 설립을 목표로 국방부에게 사들이며 처음 민영화됐다. 하지만 10년 동안 개발규제에 부딪혀 결국 매물로 나왔던 것.

대한항공은 송현동에 지하 4층~지상 4층 150실 규모의 7성급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토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주변 반경 200m 이내에 풍문여고와 덕성여고 등 학교시설이 있는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는 관광숙박시설을 지을 수 없다는 학교보건법 조항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2010년 서울중부교육청에 금지시설 해제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까지 항소해 다툰 끝에 결국 패소했다. 

대한항공이 법원에 제기했던 학교보건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당했다. 당시 건축허가권자인 종로구청은 모든 시민이 함께 누리는 문화관광 시설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박원순 시장에게도 수 차례 전달하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송현동 일대는 북촌지구 단위계획구역에 포함돼 있어 건축물 높이는 16m 이하로 제한된다.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돼 ▲건축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건폐율) 60% ▲건축물 총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백분율(용적률) 200% ▲4층 이하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 근린시설만 설립이 가능하다.

게다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문화재청의 관련 심의도 통과해야 한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결국 대한항공은 호텔 건립을 보류했다. 그리고 대항항공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구책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좌)과 박원순 서울시장

하지만 서울시의 반대는 완강하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하고,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했다. 더욱이, 제3자가 인수해 개발할 경우 용도변경을 불허하겠다는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강제 환수 계획까지 세웠다.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입찰에 참여한 인수자들의 참여 자체가 봉쇄된 것.

종로구청은 박 시장의 문화공원 계획에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종로구청은 지난 2019년부터 대한항공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해왔다. 그러나 대규모 비용조달방안을 찾지 못해 유보됐다. 

종로구청은 종로구에 위치한 수송동 부지와 송현동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정세균 국무총리도 서울시와 종로구청과 공조하는 형국이다. 정 총리는 종로구 출신 현역의원 시절부터 송현동 부지의 공원화를 추진한 이력이 있다.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매입을 건의하는 등 다각적인 예산조달 노력을 펼쳐왔다.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으로서는 정치권과도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송현동 부지의 가격은 시장에서 6,000억~7,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부지 금액을 4,670억원으로 책정했다. 서울시가 '헐값'에 강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게다가, 서울시는 해당 보상비를 2022년까지 분할지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최소 5000억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본을 확충하려던 대한항공의 자구안에는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한항공 노조도 서울시에 비판 입장을 내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제값에) 안 팔리면 갖고 있겠다”며 ‘헐값’에는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결국 서울시와 정부가 협공으로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 조성을 추진한다면 대한항공은 더 힘든 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총 15곳이 입찰참가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서울시의 문화공원 지정과 강제 수용 의사가 알려지자 제1차 입찰마감일인 지난 10일 15곳 모두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려면 필요성과 공공성을 충족해야 하지만 현재 장기 미집행 중인 공원과 송현동 부지 인근에 무수한 공원이 있다는 점, 서울시의 문화공원 조성은 대한항공의 기존 활용 방안과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필요성과 공공성 모두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매수 자금 여력이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산정한 보상금액 4670억원과 지급 시기(2022년)는 적절한 매각 가격과 매각 금액 조기 확보라는 대한항공의 입장을 감안하면 충분치 못하다"며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 11일 서울시청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현동 부지 매각이 불발될 경우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고용불안에 떨며 있다"며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는 민간기업의 부지를 헐값에 매입해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서울시 행태를 비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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