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차 코로나19 팬데믹 불확실성 속 성급한 낙관론..."내수 회복에 경제 하방위험 다소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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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차 코로나19 팬데믹 불확실성 속 성급한 낙관론..."내수 회복에 경제 하방위험 다소 완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6.12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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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2020년 6월 최근 경제동향..."내수 위축세 완만·고용 감소폭 축소"
소비 반등에 고용,수출 감소폭 줄어...“하방 위험은 여전” 지적도

정부가 우리 경제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실물경제 하방 위험은 다소 완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카드 승인액 등 일부 소비지표가 일부 반등하고 고용·수출 감소폭이 작아졌다는 이유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책효과에 기댄 제한적 반등에 낙관론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고 고용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으나 한 달 만에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을 바꿨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일부 지표가 개선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과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지표 흐름이 좋아졌다고 해도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이런 경기 진단은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와 수출 등 여러 지표를 같이 보면 하방 위험은 여전하지만, 4월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며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대전제로 모든 전망과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하방 위험 완화'로 경기를 진단한 가장 큰 근거는 소비 관련 지표다.

실제 5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되고 있으나 3월과 4월보다는 그 수준이 나아졌다.

13월(-4.3%), 4월(-5.7%) 2개월 연속으로 1년 전 대비 감소했던 카드 국내승인액은 5월(5.3%) 증가세로 전환했다.

여기에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매출액 감소폭도 9.9%로 전월(-14.7%)보다 줄었고, 온라인 매출액은 21.9% 늘어 전월(19.9%)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다만 할인점 매출액은 9.3% 감소해 전월(-0.9%)보다 더 많이 줄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4.0% 증가해 전월(11.6%)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98.8% 감소했다. 1999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유커가 가장 많이 줄었던 전월(-99.1%)보다는 감소폭이 소폭 축소했으나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다.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사진 연합뉴스]

전월 70.8까지 내려갔던 소비자심리지수(CSI)는 5월 77.6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속보치를 보면 5월 소매판매는 코로나19 영향이 한창이던 지난 몇개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4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5.3% 늘어 1월(-6.4%), 2월(-6.0%), 3월(-1.9%) 연속 감소세에서 반등한 상황이다. 6월에도 회복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과장은 "6월 속보 지표도 일부 받고 있는데 상황을 봐야겠지만 지난주까지의 지표를 봤을 때 6월에도 5월 수준의 회복세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 충격도 완화하고 있다고 판단 중이다.

5월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39만2천명 감소했으나 전월(-47만6천명)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특히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에서 취업자 수 감소세가 축소됐다.

그러나 소비 등 내수 흐름이 일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제조업과 수출, 기업심리 등은 여전히 어렵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5% 감소했는데 서비스업은 0.5% 늘었지만 광공업(-6.0%), 건설업(-2.4%)에서는 줄었다.

5월 취업자 수도 제조업에서는 감소세가 확대했다.

5월 수출은 주요국 수요 위축과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3.7% 줄었다. 여러 나라의 봉쇄 조치 해제 등으로 6월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정부는 아직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기업심리를 보여주는 제조업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5월 실적(49), 6월 전망(50)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도 확산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경제 활동을 재개했던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6.9%, 5.3% 하락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부진이 심해지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수출금액은 지난 4월 25.1% 급감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23.7% 줄었다.

기재부는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신흥국 불안 등 위험 요인으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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