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디플레이션 우려, 5월 소비자물가 0.3%↓ '8개월만에 마이너스'...정부 "공급 요인, 일시적 저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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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디플레이션 우려, 5월 소비자물가 0.3%↓ '8개월만에 마이너스'...정부 "공급 요인, 일시적 저물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6.0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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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가격 급락·공공서비스 물가 하락 영향"
서비스물가 0.1%...21년 만에 최저
김용범 차관 거시경제금융회의서 5월 물가동향 평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 가장 컸다. 고교 무상교육 실시 등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내린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3% 하락했다.

작년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에 12개월 연속 1%를 밑돌다 올해 1∼3월에는 1%대로 올라섰다. 

이어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4월에 다시 0%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5월에는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상승했으며, 코로나19 여파에 가정 내 음식 소비가 늘어난 영향 등으로 축산물(7.2%)과 수산물(7.7%) 가격이 많이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2.0% 하락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18.7% 급락하며 전체 물가를 0.82%포인트 끌어내렸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0.1% 상승,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공공서비스 물가가 1.9%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낮췄다. 이는 정부 정책으로 고교 및 유치원 납입금이 많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0.9% 올랐으며, 이중 외식 물가는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예년보다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것.

코로나19로 여행 관련 서비스 물가가 낮아지며 외식 외 물가도 1.2% 상승에 머물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락이었고 교육분야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외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서비스물가 상승이 일부 둔화한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이 경기도 등 일부 시도에서 4월에 지급됐지만, 전국적으로는 5월 중순부터 쓰이기 시작한 만큼 재난지원금 효과는 6월 통계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 연합뉴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렀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1% 올랐다.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1999년 12월(0.1%) 이후 20년 4개월 만에 최저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반면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7% 하락했다. 이는 해당 지수에서 고교 납입금, 석유류 등의 반영 비중이 높은 영향을 받았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년 전보다 0.2% 하락했다.

통계청은 이번 마이너스 물가가 일시적인 저물가 현상이라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안 심의관은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안 좋아지며 수요 부족에 의해 물가가 낮아져 일정 기간 지속하는 것을 일컫는데, 이번 물가 하락의 원인은 수요 측 요인이라기보다 공급 측 요인이고 마이너스 물가 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디플레이션으로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 "코로나19로 경제 전체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서 향후 물가 예측이 어렵다"며 "유가 반등, 긴급재난지원금 집행 등 물가 상승 요인과 글로벌 밸류체인(GVC) 문제 등 공급 애로에 따른 물가 하락 요인이 혼재해 있다"고 부연했다.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KF94 가격은 오프라인 1천600원대 후반, 공적마스크 공급처인 약국 평균가격은 1천500원 초반대, 온라인은 2천700원대 초반으로 지난달보다 하향 안정세였다.

통계청은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덴탈 마스크 가격을 조사할지 여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어떤 모습의 회복세를 보이는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물가하락 압력의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주요국) 봉쇄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및 내수 부진 등 수요측면의 충격과 유가 하락 등 공급측면의 충격이 점차 가격에 반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세 둔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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