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변호사 문재인이 뒤집은 '페스카마호 사건'···가슴 퍽퍽한 연극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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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변호사 문재인이 뒤집은 '페스카마호 사건'···가슴 퍽퍽한 연극으로 부활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06.02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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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잡이 배, 바다로 간 한국 사람들」, 5일부터 대학로 유니플렉스서 개막
사진 = LP STORY 제공
사진 = LP STORY 제공

 

참혹한 현실을 접하면 관찰자로서 인간은 분노와 함께 의문이 들게 마련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

1996년 한여름 남태평양에서 벌어진 사상 최악의 선상 살인사건인 '페스카마호 사건'이 그렇다.

조선족 선원 6명이 선장을 포함한 한국인, 인도네시아인 선원 11명을 죽이고 바다에 버린 선상 반란 사건이다.

부산에서 출항한 참치잡이 원양어선에는 조업에 서툰 조선족 선원들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혹독한 노동조건에, 한국인 선원과 선장의 가혹행위에 못이겨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우여곡절 끝에 체포돼 한국으로 압송된 가해자들은 1심에서 전원 사형이 선고됐지만, 당시 부산에서 활동하던 변호사 문재인의 도움으로 감형된다.

페스카마호 사건은 당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도대체 어떤 지경이었냐?'는 자연스런 물음에서 출발하는 해상작업의 고초에 대해, 그리고 이미 병폐로 고착화되던 외국인 차별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겼다.

'인권 변호사' 문재인이 정치인으로 행보를 이어가며,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에서 다시 그때 그 사건이 회자되기도 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고기잡이 배, 바다로 간 한국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침체된 연극판에 묵직한 울림을 준비하고 있다.

'하드보일드 펑키 리얼리즘' 연극을 표방하고 있는 이 작품은 연극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낯설지 않다.

지난 2017년 제38회 서울연극제에서 작품상 대상, 희곡상, 연출상, 주연배우상 등 4관왕을 휩쓸었던 화제의 작품인 것.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0년 올해의 레파토리 선정작으로 후원을 받아, 당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내밀한 스토리와 인물들이 다시 한번 조명을 받는다.

2017년 작품에 비해 규모도 더 확장하고, 인물 중심의 이야기 전개 등을 강화해 관객들을 충격적인 당시의 현실로 몰입시킨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연극무대를 만날 것"

연출을 맡은 임선빈 씨는 "한국 창작연극에 21명의 남자 배우가 원양어선이라는 특수 환경에 모두 등장인물로 출연해 마법과 같은 극적 장면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관객들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하드보일드 펑키 리얼리즘'이라고 표현된 장르는 빠른 속도감과 스펙터클함으로 영상미디어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멀티미디어 효과처럼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낯설음과 답답함, 현실과 무대가 어우러지다

 

여기에서는 모르는 곳에서,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을, 이해하지도 못할 이유로 전혀 낯선 사람들을 위해 전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일해야 한다. 기후도 다르고 언어와 문화도 다르고 야생의 바다 생태계와 식생도 다른 낯선 곳. 남태평양 바다 위 참치잡이 연승선(독항선). 어쩌면 여기는 육지와 중력도 다를지도 모른다.

- 기획노트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꺼리게 만들었다.

방역당국의 신신당부와 공권력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집단감염 사례를 만들어냈던 일부 종교계의 몰지각에 비하면, 공연예술계는 주린 배를 움켜쥐고 현실보다 더 퍽퍽한 무대를 준비했다.

「고기잡이 배, 바다로 간 한국 사람들」의 홍보를 총괄하는 임지언 씨는 "철두철미한 방역과 거리두기 준수 등으로 관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 착용 여부의 확인이나 발열 검사 등은 그동안 소극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벌어지는 낯선 풍경이 익숙해지고 있는 와중임에도, 종종 벌어지고 있는 감염 사례에 사람들은 분노하고 비난하다, 금세 사그러든다.

내 몸의 답답함과 불편함, 뜻하지 않게 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원망이 뒤섞이다 차츰 일상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마치 급상승하다 평탄해지는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그래프 같달까.


「고기잡이 배, 바다로 간 한국 사람들」
일정 : 2020년 6월 5일~6월 28일
시간 : 화·수·목·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4시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티켓 : R석 4만원, S석 3만원
제작 : 극단 드림시어터컴퍼니, LP STORY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 만 18세 이상
공연시간 : 120분
극본 : 임선빈
연출 : 임선빈
출연 : 강두, 김동림, 김성태, 김재현, 김준희, 김효배, 박태성, 서성영, 서진혁, 송현섭, 오일룡, 원완규, 유승일, 윤상현, 이민재, 이성원, 이지혁, 임병석, 정이재, 정진혁, 한동훈

사진 = LP STORY 제공
사진 = LP STORY 제공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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