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관광 시대 열렸다…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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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관광 시대 열렸다…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3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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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 31일 발사돼
'크루 드래건'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31일 오전 4시22분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NASA]
'크루 드래건'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31일 오전 4시22분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NASA]

지구 상공 400km에서 ‘둥근 지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우주 관광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31일 새벽 4시 22분쯤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됐다. 우주인 2명을 태운 크루 드래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원하고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가 개발한 유인우주선이다. 민간 기업이 개발한 유인우주선이 발사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사 이후 2분 42초에 로켓이 분리되고 있다.[사진=NASA]

◆정부→민간으로, ‘힘자랑’→‘우주 관광 상품’으로=크루 드래건의 성공적 발사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우주개발이 민간 기업으로 넘어왔다는 점에서 큰 전환점이 마련됐다. 우주개발은 미국과 러시아(구소련) 정부가 냉전 시대 때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일종의 ‘힘자랑’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국민 사이에 현실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곳에 정부 예산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런 비판으로 미국과 러시아 우주 관련 예산은 시간이 갈수록 삭감됐다. NASA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답을 찾은 게 민간 기업과 협력이었다. NASA는 스페이스X와 손잡고 화물우주선은 물론 유인우주선 개발에 나섰다. 이미 스페이스X는 ‘드래건’이란 화물우주선을 통해 정기적으로 ISS로 물품을 실어나르고 있다. 화물우주선에 이어 유인우주선 발사까지 성공하면서 스페이스X는 전 세계 우주개발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NASA의 기술지원과 스페이스X의 자본이 결합한 새로운 우주개발 모델이 탄생한 셈이다.

‘힘자랑’에 머물렀던 우주가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스페이스X가 ‘크루 드래건’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앞으로 우주 관광 상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가 NASA와 손잡고 우주개발에 나선 것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와 연관돼 있다. 그 종점은 ‘우주 관광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만든 ‘블루 오리진’ 등 다른 기업들도 우주 관광 상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발사이후 10분쯤 고도 199km, 시속 2만7000km에 이르고 있는 크루 드래건. 두 우주비행사가 승무원실에서 비행하고 있다.[사진=NASA]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유인우주선 ISS 행=NASA는 크루 드래건에 대해 “미국 땅에서, 미국 로켓으로 우주에 사람을 보냈다”고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미국은 2011년 이후 우주왕복선이 임무를 종료한 이후 러시아 유인우주선인 소유즈를 통해 자국 우주인을 ISS로 수송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관련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3년 2월 1일 오전 9시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텍사스 동부 상공으로 진입하던 도중 공중폭발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국민으로부터도 외면받고, 잦은 사고가 이어지고, 예산도 삭감되는 상황에서 NASA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2011년 이후 9년 만에 민간 기업과 손잡고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NASA는 자존심 회복은 물론 앞으로 우주개발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 마련에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팔콘9 로켓 상단에 탑재돼 있는 '크루 드래건'.[사진=NASA]
팔콘9 로켓 상단에 탑재돼 있는 '크루 드래건'.[사진=NASA]

◆NASA와 스페이스X 합작품 ‘크루 드래건’=크루 드래건은 유인우주선이다. 이번 우주 비행에는 로버트 벤켄(Robert Behnken)과 더글라스 헐리(Douglas Hurley) 우주 비행사가 탑승했다. 현지 시각으로 30일 오후 3시 22분쯤 팔콘9 로켓에 실려 ISS로 향했다. 발사 패드, 로켓, 우주선 등 모든 것이 스페이스X가 개발한 시스템이었다.

NASA 측은 “이번 임무는 민간 기업의 우주인 수송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발사였다”며 “민간이 개발한 유인우주선에 NASA 소속 우주 비행사가 탑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ISS에 도킹한 이후 크루 드래건은 약 110일 동안 지구를 공전할 계획이다. 이후 ISS에서 도킹을 해제하고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NASA의 요구로 크루 드래건은 최소한 우주에서 210일 동안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왼쪽)이  2010년 4월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와 함께 케네디우주센터를 걷고 있다.[사진=NASA]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왼쪽)이 2010년 4월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와 함께 케네디우주센터를 걷고 있다.[사진=NASA]

◆스페이스X의 끝없는 도전=스페이스X는 그동안 우주개발에 있어 기념비적 성공 작품을 내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로켓 재사용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로켓을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착했다. 수차례 실패 끝에 마침내 로켓을 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로켓은 지구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솟아오른다. 앞부분에 실려 있는 우주선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에는 폐기되는 게 상식이었다. 스페이스X는 이런 보편적 상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주선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다시 지상으로 안전하게 재착륙하는 ‘로켓 재사용 시스템’을 만들었다. 로켓을 재사용함으로써 비용이 엄청나게 낮아진 것은 물론이다.

NASA 측은 “이번 크루 드래건의 성공적 발사는 앞으로 있을 달 유인 탐사선 프로그램과 화성에 인류를 보내기 위한 위대한 도약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NASA는 2024년 처음으로 여성 우주인을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30년대에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는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 성공적 발사는 이런 장기 목표를 수행하는 하나의 과정이 마무리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벤켄(오른쪽)과 더글라스 헐리 우주 비행사.[사진=NASA]
로버트 벤켄(오른쪽)과 더글라스 헐리 우주 비행사.[사진=NASA]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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