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올해 삼성 잡고 스마트폰 1위' 사실상 물거품...코로나·미국 제재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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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올해 삼성 잡고 스마트폰 1위' 사실상 물거품...코로나·미국 제재 '이중고'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5.3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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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1년간 스마트폰 사업 굴곡...‘미국 제재→내수 시장 공략→코로나19 타격→미국 제재’
- 삼성전자 올 1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1위...화웨이 2위
- 미국 정부 '화웨이 때리기'에 TSMC 이어 일본 합류
화웨이가 미ㆍ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화웨이가 잃은 고객을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바이두>
화웨이가 코로나19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업계에선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를 잡고 1위에 등극 할 것"이라던 화웨이의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사진 출처=바이두]

중국 최대 ICT기업으로 꼽히는 화웨이(華爲)가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 정부 제재가 1년 만에 확대됐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 1년간 ‘미국 제재(소프트웨어 중심)→내수 시장 공략→코로나19로 판매량 부진→미국 제재(하드웨어 중심)’의 흐름으로 굴곡을 겪었다.

화웨이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일 때마다 새로운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에선 화웨이가 지난해부터 수차례 강조했던 “202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오른다”는 목표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고 본다. 지난해 2~3월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던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세는 더 이상 매섭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정부의 규제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안정권에 들어설 시점에 나와 화웨이를 더욱 뼈아프게 했다. 화웨이의 현재 스마트폰 주력 판매처는 중국 시장이다. 올 1분기 중국 시장이 코로나19로 얼어붙으며 타격을 입었으나,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최근 주춤하면서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던 분위기였다. 화웨이 입장에선 반등을 노릴 시기에 미국발(發) 새로운 제재가 추가된 셈이다.

코로나 19로 급감했던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평년의 8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중국 시장 스마트폰 주간 판매 보고서]
코로나 19로 급감했던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최근 평년의 8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미국 정부가 1년 전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제재를 가했다면, 올해는 하드웨어(반도체)를 중심으로 압박을 나선 모양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TSMC에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각종 칩을 사실상 못 만들게 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이 규제는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다수의 외신은 이미 TSMC가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TSMC는 화웨이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의 98%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에도 화웨이를 거래금지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운영체계(OS)를 구축한 기업과의 거래에 제한을 받으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경쟁력은 대폭 감소했다. 구글의 정식 안드로이드 OS를 쓰지 못하는 점은 시장 확장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와 같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판매 주력 시장을 내수로 돌린 것도 이 시점부터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 맞서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40%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 경신했다.

화웨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8년 3분기 25% 수준에 머물렀으나, 2019년 상반기 31%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시작된 후 지난 8월에는 41%까지 올랐다. 미국 제재 이후, 중국 내 반발 심리가 작용해 판매량이 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가 내수 시장에 집중하자, 코로나19가 찾아왔다. 중국은 코로나19 진원지인 만큼 올 1분기 내수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 올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 세계 시장 중 감소세가 가장 가팔랐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17%로 2위다. 3위는 애플(14%)이 차지했다.

[자료=카운터포인트 제공]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 [자료=카운터포인트 제공]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19로 급감했던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평년의 8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화웨이가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점유율은 2위를 기록했지만, 내수 시장에 국한돼 한계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시장에 따라 성장률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TSMC가 미국 제재에 동참하면서 스마트폰 제조 자체에도 차질이 예상되면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재는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이달 초 공개한 ‘2020년 1분기에 잘 팔린 스마트폰 상위 10개 모델’에서 화웨이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3위에 ‘갤럭시A51’(600만 대)를 올렸다. 10위 안에 총 4개의 모델을 포함시키며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일본 정부도 동참할 분위기다. 일본 정보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중국산 정보통신기기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미 지난해 4월 중앙 정부 부처에 대해 “가격뿐만 아니라 안전보장상의 위험을 고려해 정보통신기기 조달처를 선정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사실상 화웨이와 ZTE 등 중국의 통신기기를 배제하겠다는 의도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가 대만에 이어 일본까지 합세하면서, 화웨이의 고립 상황은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전자업계 대기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는 반도체ㆍ스마트폰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져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며 “스마트폰 사업만 두고 봤을 때, 화웨이가 중저가 모델을 기반으로 한 성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제재까지 겹쳐진다면, 화웨이가 현재 삼성전자의 위상을 노리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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