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게임 저작권 침해 논란…피해는 고스란히 유저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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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게임 저작권 침해 논란…피해는 고스란히 유저의 몫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05.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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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용자는 호구?...저작권 관련 법과 제도화 추진 필요

불과 한달 전, 일본 게임 원작을 모방하여 서비스한 게임이 서비스 일주일만에 표절 논란으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게임은 지난 4월 중순경 출시 후 표절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뒤 불과 6일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최단기간 서비스 종료게임’이라는 오명을 차지했다. 서비스를 급하게 종료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유저들에게 돌아갔다. 환불 처리는 약속했지만 사용자들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불과 이런 일이 일어나고 한달도 지나지 않아, 유사한 사례가 또 발생했다. ‘유저조이홍콩’이라는 외국계 회사가 지난 20일 출시한 모바일 MMORPG '혈투'에서 약 6개월 전 출시된 ‘나인: 아홉개의전설(이하 나인)’이라는 게임과 동일하다는 주장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 ‘나인’은 이미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100위권을 달성한 바 있는 유명 작품이다. 실제 ‘구글 마켓’의 리뷰에는 동일한 게임이라는 내용의 리뷰가 수십 건이 등록되고 있을 정도다.

 

혈투 사용자는 "코스튬부터 게임 활동이 나인 아홉 개의 비전절기와 다 똑같다"는 게시물을 올렸고, 다른 사용자들도 "나인이랑 복사한 것처럼 똑같다", "저작권 안 걸리나. 갑자기 이 게임 없어지는 것 아닌가"하며 자신의 즐기는 게임의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혈투'를 서비스 중인 유저조이는 22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혈투는 합법적 절차 아래 서비스되고 있다"으니 안심하라는 것. 라스타게임즈(RASTAR GAMES)에게서 지급받은 위임서도 함께 공개했는데, 21일 공지에서는 혈투와 나인은 같은 개발사(RASTAR GAMES)에서 제작된 게임이라는 사실도 인정했다.   

이에 대해 '나인: 9개의 비전절기'를 서비스 중인 조이메카에서도 20일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나인은 텐센트에서 서비스한 '소요결'을 정식 계약, 한글화하여 서비스 중이다. 해당 게임에 대해서는 현재 저작권 침해 관련 대응을 검토 중에 있다”며 공식 입장을 냈다. 

조이메카가 이렇게 발끈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유저조이홍콩 측에서도 얘기했듯이 혈투가 나인의 일부 아이템만을 추가한 버전이라는 점 때문이다. 혈투 공식 입장에 따르면 (나인) 사용자들과 개발팀의 아이디어, 한국 사용자들을 의한 의견을 반영했다.

실제 두 개의 게임을 모두 플레이하며 확인해 본 결과 사용자들의 말 대로 캐릭터 선택 화면이나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만 달랐을 뿐 내용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칼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습이나 스킬 화면, 등 유저 인터페이스가 거의 동일했다. 
 
비슷한 플레이타임에 두 게임이 레벨 차이가 생기는 것을 보면, 경험치 밸런스도 조정을 한 듯 보이고, 스토리도 조금씩 바꾼 듯 보였다. 캐릭터의 모습도 바뀌었기 때문에 개발사는 '전혀 다른 게임'이라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가 '같은 게임'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양쪽의 말이 진실이라면 저작권자인 라스타게임즈가 혈투와 나인의 유통사에게 사용자들이 '같은 게임'이라고 인정하는 게임을 판 것이기 때문. '나인: 9개의 비전절기'는 조이메카를 통해 작년 12월 출시됐고, '혈투'는 약 6개월 늦은 2020년 5월 출시됐다. 한글 번역 등 현지화에 최소한 3-4개월 정도는 걸린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개발사는 '나인'을 론칭시키고 곧바로 '혈투'를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 게임의 저작권 논란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결국 사용자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게임이 갑작스럽게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 침해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게임이 꽤 있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소스를 바탕으로 최대 75명이 배틀로얄을 벌이는 '마리오 로얄'은 닌텐도 측의 저작권 침해 경고에 서비스종료를 결정했다. 텐나인이 출시한 귀살의 검도 표절 의혹 끝에 결국 일주일도 못 채우고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유비소프트도 Area F2가 레인보우 식스: 시즈와 판박이에 가깝다며 애플과 구글을 향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사건으로 인해 관련 법규와 제도의 수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판박이 게임을 국내에 동시에 서비스하도록 한 개발사에 대한 양사의 대응에 앞서 결국 피해를 보게 되는 사용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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