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만 'K그린뉴딜' 안돼, 공공과 민간 함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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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만 'K그린뉴딜' 안돼, 공공과 민간 함께해야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5.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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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 역할 조율… 포장만 그린뉴딜 경계해야
법률에 제재 방안 꼭 담겨야… 자금 투입 신중히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급 제주한림해상풍력사업 현장 조감도. [사진=한국전력기술]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급 제주한림해상풍력사업 현장 조감도. [사진=한국전력기술]

기후변화를 극복하면서 코로나19(COVID-19)로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으로 'K그린뉴딜'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 주도 아래 3차 추경에 반영하는 단기 예산 사업으로 논의가 활발하다. 환경·에너지 문제에 집중해 온 전문가들은 그린뉴딜이 성공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린뉴딜기본법,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입법·행정 차원의 다차원적 접근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다. 21대 국회 개원을 4일 앞둔 지난 26일 열린 ‘그린뉴딜기본법 무엇을 담을 것인가’ 토론회도 그중 하나다. 초선인 이소영 민주당 당선자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재생에너지 업계, 학계, 법조계 등 다양한 사회 인사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 당선자는 “그린뉴딜기본법은 어떤 방향성과 목표를 두고 규제나 지원 등을 마련할 것인지 근본 가치를 담는 법안”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인 만큼 5주 동안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공공·민간의 역할 조율… 포장만 그린뉴딜 경계해야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그린뉴딜이라는 개념 정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린뉴딜’의 가치가 모호할수록 각자의 숙원 사업 추진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계다. 그는 명확한 방향성으로 2050년 탄소 순배출량 제로(0) 사회를 꼽았다. 단순 전력 시스템의 전환뿐 아니라 제조·건설·수송 부문 등 사회 전 분야에서 과감한 감축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목표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역시 각 산업 부문마다 다른 생각을 이끌 명확한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정의에는 불평등 해소, 탈탄소 등의 가치가 담겨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린뉴딜을 추진하는 주체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김승완 교수는 공공 부문은 한 번 커지면 줄이기 어려운 만큼 숙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린뉴딜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하부 계획이 집행되는 과정에 예상했던 정책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린뉴딜기본법 무엇을 담을 것인가’ 토론회가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서창완 기자]
‘그린뉴딜기본법 무엇을 담을 것인가’ 토론회가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서창완 기자]

김 교수는 “공공 부문이 나서서 주도하는 게 당연하지만, 공공성 담론에 치우치면 계획경제로 나아갈 수도 있다”며 “민간 기업에 정책을 잘 이행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규 해줌 최고기술경영자(CTO) 역시 전력시장에서 민간 부문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형 발전차액지원제도(FIT)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정서(REC) 제도 확대로 장기 고정가격계약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개인 등 에너지 선택권 보장을 확대하고, 민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방안도 꾸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망 관련해서도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활성화 등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시민 패널로 참석한 박주형 한전 신시장전략부 대리는 공기업 독점 체제에 대한 염증 때문에 전력시장 자유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정부 보조에 따른 시장 보호 기능이 적용돼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박 대리는 “현재 시장적·점진적 해법을 시도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고, 무엇보다 시장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기후에너지부 등 강한 조직을 세워 에너지 시스템을 강하게 이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률에 제재 방안 꼭 담겨야… 공적 자금 투입은 꼭 필요한 곳에

그린뉴딜 관련 법에는 제재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태림의 하정림 변호사는 “현행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은 뭘 해야 한다만 있고, 하지 않았을 때 제재 조항이 없어 의미가 없다”며 “실제로 제대로 이행되는 법을 만들려면 제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를 제재 대상으로 삼기는 힘든 만큼 국회 감시 아래 별도의 기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정부의 협조 아래 민간과 함께 꾸려진 별도 기구가 꾸려지는 방안이다. 대통령, 국무총리 등 중립적 기관이 직접 총괄할 수 있도록 해 부서 간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산업, 금융,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의 윤세종 변호사는 그린뉴딜기본법이 저탄소 녹색성장법을 보충하는 방향으로 마련되는 방향을 제안했다. 세부적으로는 기후변화를 법률의 최우선 과제이자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저탄소가 아닌 2050년 넷제로를 법에 명시하는 등을 언급했다.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할 때 시장의 여력을 살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공적 자금이 투입돼야 할 부분으로는 탈탄소로 소외되는 산업에 대한 노동 전환, 교육, 훈련 등이나 에너지 효율 사업 같은 곳을 예로 들었다. 전력시장에는 경직성을 풀어 민간 자본이 더 활발히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변호사는 “민간에 직접 돈을 풀기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불합리한 입지규제나 경직된 전력 시장 구조 개선 등의 방향으로 시장의 활발한 기능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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