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하기 좋은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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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하기 좋은 나이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05.27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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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와 와우, 아이온, 뮤를 잘했던 한 친구가 있었다. 화려한 손 컨트롤로 게임을 압도했던 그 친구가 롤(LOL)을 하면서 좌절했다. 게임 할 때마다 조카뻘 중학생에게 게임 못한다고 된통 혼난 이후 롤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얘기를 듣고 게임과 나이의 상관관계가 느껴졌다.

그 친구 보다 좀 더 젊은 프로게이머 홍진호는 82년생이다. e스포츠 레전드인 그가 악어, 양띵 풍월량 등의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포트나이트 코리아오픈’ 쇼매치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워낙 유명한 셀럽들이 많아서 순위가 궁금했는데, 홍진호는 일찌감치 탈락했다. 결국 포트나이트 전국 PC방 우승자 대표인 정신우군이 차지했다. 그는 2002년생으로 현재 프로게이머다. 1982년생이 20살이나 차이나는 2002년생에게 밀리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이 들면서 하기 힘든 게임'이라는 주제로 설문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나이가 들수록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달리고, 열정도, 시간도 부족한데, 나은 것은 재력밖에 없다'는 멘트와 함께 유독 3D 액션게임과 FPS가 힘들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비슷했다. 주로 손이 안 따라줘서 본의 아니게 파티에 트롤이 된다거나, 폭사 당하는 경우도 있고, 특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임이 하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게임할 때의 손놀림을 수치화한 경우도 있다. 스타크래프트 등 RTS에서 1분에 몇 개의 명령을 내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 APM(Actions Per Minute)이라는 것이 있다. 손이 얼마나 빠른지를 나타내는 것인데,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경기 내내 APM이 400이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APM 120이 나온다는 '우유아빠'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머리는 더, 더, 더 하는데 손이 못 따라간다며 흐르는 세월을 야속해 한다.

확실히 아재가 되면서 게임 실력은 줄어드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게임을 가장 잘하는 나이는 몇 살일까? 사람들은 10대와 20대를 꼽는다. 좀 더 정확하게는 16-21세가 가장 많은 프로게이머 나이와 겹친다. 23살만 넘어도 노장 취급을 받으니 게임 하기 가장 좋은 나이는 중고등학생, 그때쯤인가 보다.

주변에는 아재들이 많지만 여전히 게임을 즐긴다. 스팀에만 1천개의 게임을 보유한 PC게임 덕후가 있다. 이 친구는 콘솔게임 100개를 구매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잠적했다. 그리고 4개월 후에 나타나서는 '하산했다'고 했다. 속박 없이 사는 ‘풍운아’다. 또 다른 지인은 여전히 왕성한 콘솔 매니아로 '기대작'이 많은 현역 게이머다. 마흔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모바일게임에 푹 빠져서 소과금을 하는 지인도 있다. 그들은 여전히 게임 얘기를 할 때 눈이 반짝인다. 그들에게 게임하기 좋은 나이는, 딱 지금인 것 같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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