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이던 롯데가 달라졌다”... ‘포스트 코로나’ 신동빈의 거대 실험 시작
상태바
“보수적이던 롯데가 달라졌다”... ‘포스트 코로나’ 신동빈의 거대 실험 시작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5.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 회장, 19일 임원회의에서 재택근무 긍정 평가 후 곧바로 적용
롯데지주, “아직까지는 실험 단계”... 계열사 확대 적용은 미지수
이번 주부터 전 임직원 주 1회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롯데지주 본사 롯데월드타워 전경.
이번 주부터 전 임직원 주 1회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롯데지주 본사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지주의 임직원들은 주말을 맞이하기 전 한 가지 새로운 일이 추가됐다. 다음 주 무슨 요일에 재택근무를 할지 결정하는 일이 그것이다.

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에게 해당한다. 국내 대기업 중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롯데그룹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근무 환경의 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5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지주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리 사회에 폭넓게 확산된 재택근무 등 근무 환경의 변화를 일시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인 트렌드로 인식하고, 이 안에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 19일 임원회의에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는 사무실과 재택근무를 병행했으며, 한국에 돌아와서는 2주간 재택근무를 했다.

그는 19일 임원회의에서 “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생각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직접 방문이 어려운 사업장의 경우 오히려 화상회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더 자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근무 환경 변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당연히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업종별, 업무별로 이러한 근무 환경에서 어떻게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해 롯데지주 재택근무 채택을 앞당겼다.

신 회장 스스로도 이번 주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재택근무시에는 해외사업장과의 화상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 회장이 이번 주 무슨 요일에 재택근무를 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보수적이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롯데그룹은 근무환경 혁신에 앞장섰던 전례가 있다. 근무시간 자율 선택, 유연 근무제와 사무실 공간 혁신 등 업무 효율화와 기업문화 개선에는 선진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롯데지주의 이번 실험이 롯데그룹 전체로 정례화 되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5일 롯데 관계자는 “계열사 별 뿐 아니라 부서마다 업무 성격이 달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아직 실험 단계일 뿐 롯데지주의 이번 재택근무 실시가 전 계열사 적용을 전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택근무 활성화가 곧 급여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데도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재택근무도 정식 근무의 한 형태이므로, 급여 삭감 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여파를 가장 강하게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어떤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신동빈 회장의 거대 실험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