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키운 개(犬) '조이', 역사상 최초 국회 입성...이건희·이재용 대를 이은 사회공헌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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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키운 개(犬) '조이', 역사상 최초 국회 입성...이건희·이재용 대를 이은 사회공헌 재조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5.22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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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위기 사태와 안내견 '조이', 삼성의 사회공헌 노력 부각돼
-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개에 애정 많았던 이건희 회장 의지 반영돼
- '개 보다 못한 국회의원' 되지 않기 위해 21대 국회 달라져야
...개와 친하게 지내는 법 배워야

삼성이 키운 개(犬)가 역사상 최초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성했다. 

21대 국회의원 김예지(40) 당선자의 안내견 '조이'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0일 김예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조이'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 함께 참석했다. 비례대표 '0번'은 '조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조이'는 피아니스트 출신 시각장애인 김 당선자를 본회의장 좌석까지 안내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초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시작하자, '조이'는 김 당선자 곁에 엎드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대를 이은 사회공헌 철학이 코로나19 사태와 안내견 '조이'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후 경영이념으로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하는 안내견 '조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삼성의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인 '함께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을 다 함께 실천해 가자"며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당부했다.

사회와 상생하는 삼성의 노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300억원의 통큰 기부를 했다. 중소 부품협력사를 위해 무이자ㆍ저금리 대출과 물품 대금 조기 지급 등 2조6000억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했다.

삼성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하고 화훼 농가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한 '꽃 소비 늘리기'에 적극 동참했다.

또한 '마스크 품절' 사태 해소를 위해 정부와 협업해 마스크 5300만장을 만들 수 있는 원료를 조기에 확보했고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북 영덕 삼성인력개발원을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안내견 '조이'는 어떻게 국회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김예지 당선자의 안내견 '조이'는 래브라도 레트리버 품종으로 4살이다. 김 당선자는 피아니스트 출신 시각장애인이다. 국회 활동에 '조이'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간 우리 국회는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 등에 안내견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다. 2004년 시각장애인으로 처음 당선된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안내견 출입 불허 조치로 보좌진 도움을 받아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조이'는 김 당선자의 3번째 안내견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훈련받은 안내견이다. 

김 당선자가 숙명여대 시절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눈이 되어준 안내견은 ‘창조’였다. 안내견 창조를 처음 만났을 때는 당시 대학 1학년 학생이었다. 모든 걸 혼자서 해결해야던 그는 창조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창조가 2009년 10살이 되면서 안내견 생활에서 은퇴했다. 김 당선인은 두번째 안내견 ‘찬미’를 만난다. 찬미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분양받았다. 찬미는 김 당선인의 미국 유학생활에까지 따라가 생활했다.

찬미도 2018년 안내견에서 은퇴했다. 이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로부터 분양받은 세번째 안내견이 바로 ‘조이’다. 

그간 국회는 ‘의원은 본회의 또는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국회법 제148조를 근거로 안내견 출입을 막아왔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국회에서 동등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안내견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국회도 사실상 허용키로 했다. 

'조이'가 국회에 출입하는 최초의 개(犬)가 된 사연이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둔 여야는 '조이' 앞에서 모처럼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당연히 안내견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시각장애 국회의원이 비장애 의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민주당과 정의당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국회는 현재 김 당선자 측과 안내견 동행뿐 아니라 회의·의정 활동 중 별도로 지원할 사항이 있는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는 여야 1호 합의가 '안내견 국회 출입 허용'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조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애견가' 이건희 회장의 숨은 노력이 컸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어릴 적 외로움을 반려견을 기르며 달랬다. 한국에 귀국해서도 반려견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이 회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 삼성 국제화지원사업단을 설립하고 여기에 애완견연구센터도 구축했다. 이 회장은 한국이 유럽 언론으로부터 ‘개를 잡아먹는 야만국’으로 매도되는 게 안타까웠다고 한다.  

삼성화재는 1993년 국내 최초의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시각장애인 양현봉 씨에게 안내견 ‘바다’를 처음 분양했다.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들 모습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시초가 이렇게 시작됐던 것. 세계안내견협회는 이건희 회장의 공로를 인정해 2002년 공로상을 수여했다. 한국 안내견의 역사는 삼성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1년에 분양하는 안내견 수는 12~14마리 정도다. 국내 시각 장애인 숫자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적은 숫자다. 삼성화재는 안내견을 무상으로 분양한다. 

그래서 분양조건이 까다롭다. 안내견은 기본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분양된다. 김 당선인도 대학생으로, 피아니스트로, 음악인으로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창조와 찬미, 조이까지 연속으로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안내견 한 마리를 키우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안내견 한마디를 키우는 데 1~2억원의 비용이 든다. 

안내견은 생후 13개월까지 ‘퍼피워커(puppy worker)’라고 하는 자원봉사자 집에서 자란다. 사회생활을 익히기 위한 자원한 가정에서 사람들과의 생활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이후 안내견학교에서 6~8개월 정도 훈련을 한다. 안내견 분양이 확정된 시각장애인도 안내견학교로 와 숙식을 같이 한다. 2주는 안내견학교에서 2주는 자택에서 안내견학교 훈련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안내견과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 안내견 수는 70여마리 정도. 1994년 1호 안내견 이후 지금까지 200마리가 넘는 안내견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나왔다.

이제 21대 국회의원들은 '조이'와 함께 의정생활을 해야 한다. '개 보다 못한' 의원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야 하는 셈이다. 

의원들이 안내견과 지내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내견을 쓰다듬거나 간식을 주거나 '이리 오렴' 같은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이 경우 안내견의 집중력이 떨어져 김 당선자의 보행 등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국회에서 몸싸움 등을 해서는 안된다. '조이'가 김 당선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나설 지도 모른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 때 사회공헌을 지속하는 한편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 교육 등에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다"며 "그간 재계에서 사회공헌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자했지만 부각되지 않은 측면이 있는데 코로나19 위기와 안내견 '조이'가 대중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회공헌이 '조이'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조이'는 시대착오적 국회 출입 규정도 바꿨다. '조이'가 바꿀 국회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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