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그래핀’ 벗겨내는 박리공정 개발…294조 시장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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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그래핀’ 벗겨내는 박리공정 개발…294조 시장에 도전장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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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엘브스지켐텍, 국내 채굴 흑연으로 고품질 그래핀 대량생산
▲이제욱 화학연 박사팀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적용한 멀티 전극 시스템. [사진=화학연]
▲이제욱 화학연 박사팀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적용한 멀티 전극 시스템. [사진=화학연]

국내 연구팀이 흑연에서 그래핀을 벗겨내는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개발했다. ‘꿈의 신소재’로 부르는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전 세계 그래핀 시장은 약 2400억 달러(약 29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화학연구원과 국내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채굴된 흑연으로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는 길을 제시했다. 그래핀은 흑연을 한 층만 벗겨낸 것을 말한다. 강도와 열 전도성, 전기전도성 등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꿈의 신소재로 일컫는다. 약 10년 동안 대량생산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산업용 그래핀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아직 상용화된 적은 없다. 고품질의 그래핀을 값싼 가격으로 대량생산하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이제욱 박사팀은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개발하고 이 공정을 적용한 멀티 전극 시스템을 만들었다. 멀티 전극 시스템은 전해질 용액 수조에 ‘금속 전극-흑연 전극-금속 전극’을 샌드위치처럼 배치한 묶음을 여러 개 담가놓은 장치다.

이 장치는 흑연 전극에 전기를 흘려보내 그래핀을 아주 얇은 층으로 벗겨낸다. 이렇게 벗겨진 그래핀은 장치 하단의 필터를 통해 용액과 분리돼 가루 형태로 추출된다. 현재 이 장치로 고품질의 그래핀을 1시간이면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또 그래핀 1g당 가격도 2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기존 그래핀 생산기술인 ‘화학적 합성 공정’보다 생산시간과 가격,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화학적 합성 공정은 흑연을 강산으로 처리해 그래핀을 얻는 방식으로 주로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제욱 화학연 박사는 “화학적 합성 공정의 경우 강산 처리로 그래핀의 강도, 열 전도성, 전기전도도 등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나중에 환원처리를 하는데 100% 수준으로 품질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해 엘브스지켐텍에 이전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량 생산한다는 목표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박철용 엘브스지켐텍 대표는 “값싼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해 지난 10년 동안 열리지 않았던 그래핀 상용화 문을 2021년까지 활짝 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량 생산되는 그래핀은 우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열을 방출하는 방열부품, 전기자동차의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도전재와 전극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산업평가관리원은 현재 전 세계 그래핀 시장은 900억 달러로 추정했다. 2025년에는 240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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