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휴지통 없는 화장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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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휴지통 없는 화장실 가능하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1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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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황해전기, ‘돌덩이도 옮길 수 있는 단일채널펌프’ 개발
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설계를 통해 개발한 단일채널 펌프용 회전체.[사진=생기원]
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설계를 통해 개발한 단일채널 펌프용 회전체.[사진=생기원]

무겁고 부피가 큰 고형물까지 처리할 수 있는 오·폐수용 펌프가 나왔다.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화장실에서는 휴지통이 필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중소기업 황해전기와 손잡고 돌덩이같이 무겁고 부피가 큰 고형물까지 옮길 수 있는 ‘단일채널펌프(Single-Channel Pump)’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라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하수처리 시스템이 마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휴지를 미처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물티슈와 주방용 휴지 등을 변기에 버리면서 하수구가 막히고 오수가 넘치는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

국내에서도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공중 화장실에서 ‘휴지통 없는 깨끗한 화장실’을 표방하는데 여전히 작은 위생용품 휴지통이 자리 잡고 있다. 변기에는 ‘휴지’만 버리라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펌프에 있다. 기존 오·폐수용 펌프는 휴지와 같이 물에 녹고 가벼운 물체는 옮길 수 있다. 반면 물티슈, 위생용품과 같이 부피와 무게가 나가는 고형물은 이동 중 유로(流路)를 막아 고장을 불러온다.

최근 하수처리장에서는 양 날개 대칭 구조의 회전체가 장착된 2베인 펌프(2 Vane Pump)를 사용하고 있다. 구조가 단순해 제작이 쉽고 단가도 낮다는 장점 때문이다. 문제는 양 날개가 맞물리는 구조로 인해 확보할 수 있는 유로의 너비가 넓지 않다. 고형물이 걸려 막히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전체 펌프 고장의 98%를 차지할 정도다.

생기원 청정에너지시스템연구부문 김진혁 박사 연구팀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던 황해전기와 함께 ‘단일채널펌프’ 개발에 나섰다. 단일채널펌프는 단일 날개구조의 회전체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유로 크기를 최대로 확보할 수 있다. 크고, 단단한 고형물까지 통과시킬 수 있다. 여기에 효율은 기존 펌프 대비 50% 정도 높아 경제적이다.

개발한 단일채널펌프는 현재 제주도를 테스트 베드(Test Bed) 삼아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2019년 12월부터 제주도 상하수도에 실제로 펌프를 설치해 연구소가 아닌 현장에서의 성능 인증에 나섰다.

해당 기술 관련 국내 12건의 특허등록을 마쳤다. 미국 특허 2건은 등록을 위한 심사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유체기계학회로부터 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김진혁 박사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연구였는데 많은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설계기법을 개발했고 황해전기 제작기술 덕분에 제품 양산까지 가능했다”며 “앞으로 황해전기와 같이 효율이 높으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양 날개 대칭 구조의 2베인 펌프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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