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 칼럼] 이태원 클럽 대유행이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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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칼럼] 이태원 클럽 대유행이 위험한 이유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11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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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기본 철학 ‘빠르게 진단하고, 빠르게 찾고, 빠르게 차단하고, 빠르게 치료"
10일 오후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 '집합금지명령'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 '집합금지명령'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이 퍼지고 있다. 11일 현재까지 총 86명이 감염됐다.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한 이들에게서 63명이 확진됐다. 이들로부터 감염된 2차 확진자는 23명이다. 2차 감염자는 가족, 지인, 직장 동료들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51, 경기 21, 인천 7, 충북 5, 부산 1, 제주 1명 등이다. 검사 건수가 늘어날수록 확진자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클럽 대유행이 다른 집단 감염보다 위험한 요소가 있다. 우선 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나는 걸려도 괜찮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11일 오전 0시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총 누적 확진자는 1만909명이다. 이 중 20대가 가장 많다. 전체 확진자 중에서 20~29세는 3019명(27.6%)이다. 누적 확진자 10명 중 3명 정도는 20대라는 뜻이다. 치명률을 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20대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0%이다. 가장 많이 감염되는데 사망자는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20대 젊은 층들은 ‘걸려도 괜찮아’라는 인식을 할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이태원 클럽 누적 확진자는 86명"이라며 "20대가 58명으로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무증상 비율도 20대에게서 매우 높다. 이태원 클럽만 하더라도 무증상 비율이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걸려도 무증상이고 입원하더라도 경증일 테니 20대의 경우 ‘걸려도 아무 문제 없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과연 ‘아무 문제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 코로나19 총 누적 확진자 1만909명 중에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람은 1234명이다. 약 11.3%이다. 즉 10명 중 1명은 2차 감염이라는 것이다. 이태원 클럽에서 1차 감염된 이들이 가정과 직장, 불특정 다수를 감염시킬 수 있다.

실제 이태원 클럽의 2차 감염된 이들도 현재 23명에 이른다. 2차 감염된 이들 중에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20대 부모와 조부모가 포함돼 있다. ‘난 걸려도 괜찮다’는 생각이 부모와 조부모로 퍼져도 그대로 유지될까. 또 다른 통계는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누적 확진자 중에서 20대가 가장 많고 60세 이상은 많지 않다. 지금까지 통계를 보면 누적 확진자를 나이별로 보면 60~69세 1358명(12.4%), 70~79세 711명(6.5%), 80세 이상 488명(4.5%)이다.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은 23.4%이다. 문제는 60세 이상에서 사망자 비율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전체 사망자 중 나이별 사망자 비율을 보면 60~69세 14.5%, 70~79세 30.0%, 80세 이상 47.7%를 차지했다. 60세 이상이 우리나라 코로나19 전체 사망자 중에서 92.2%를 차지하고 있다. 사망자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 연령자라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임상 특성과 관련 있다. 코로나19는 젊은 층은 걸려도 가볍게 지나가는 사례가 많다. 나이가 많고 기존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는 매우 ‘고약한 바이러스’이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이들이 가정에서 나이 많은 부모와 조부모 등을 감염시키면 매우 큰 고통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상황에서도 ‘난 걸려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파악된 것을 보면 이태원 클럽 감염 시기에 5517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절반 이상인 약 3000명이 연락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 걸려도 괜찮아’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 당장 출입 명부에 없고 다른 연락처를 기록해 파악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끝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미 경찰이 CC(폐쇄회로)TV와 휴대폰 기지국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 내용도 들여다보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도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자신과 주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감염 위험시기에 이태원에 있었다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이태원 클럽 대유행이 빠르게 차단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클럽 대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면 우린 이전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훨씬 강한 폐쇄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직장은 문을 닫을 것이고, 우리나라 모든 시스템이 마비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K 방역’이라 부를 만큼 전 세계 모범 방역시스템을 갖춰 왔다. 그것도 강제 조처가 아니라 자발적 국민 참여와 방역 당국의 상호 협력이 주효했다. 이런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게 할 수는 없다. 이태원 클럽 대유행을 멈추게 하는 것은 빠른 진단검사에 있다. 확산을 멈추게 하는 기본 철학은 ‘빠르게 진단하고, 빠르게 찾고, 빠르게 차단하고, 빠르게 치료하는’데 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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