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n번방 방지법·넷플릭스법 통과...'역차별' 심화 우려와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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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n번방 방지법·넷플릭스법 통과...'역차별' 심화 우려와 해소 기대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5.0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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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n번방 방지법’과 ‘넷플릭스법’이 통과됐다. 업계에선 n번방 방지법로 역차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넷플릭스법에 대해선 역차별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과방위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 일부 개정안을 상정해 수정 가결했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에는 정보통신사업자들에게 디지털 성범죄물 등 불법 촬영물의 유통방지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넷플릭스법’이라고 불리는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부가통신사업자로서 이용자 수나 트래픽 양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할 경우, 이용자 보호 업무 등을 대리하는 '국내 대리인' 지정할 것’이다.

n번방 방지법과 넷플릭스법은 사회적ㆍ경제적 영향이 지대한 사안인 만큼 국내외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까지 통과해야 입법화가 가능하다. 정계에선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최 시점을 11~12일로 보고 있다.

노웅래 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웅래 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넷블릭스법’...기울어진 운동장 완화 기대

넷플릭스법은 최근 넷플릭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며 그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넷플릭스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상의 CP에게 ‘서비스 안정 수단’ 조치 의무 부여 ▲해외 CP에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부여 ▲요금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 ▲CP에게 디지털성범죄물의 삭제 및 접속차단 등 조치 의무 부여 ▲도매 의무제도 유효기간 2022년까지 연장 등 내용이 담겼다.

다만, 변재일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상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서버 설치 의무화' 조항은 논의 끝에 제외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글로벌 사업자로, 인터넷통신사업자(ISP)가 구축한 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한다. 이때 발생하는 트레픽에 대한 비용은 국내 ISP가 부담하고 있는 구조다.

대부분의 국내 사업자들은 일반적인 네트워크 환경에서 처리될 수 없는 트래픽이 발생에 따른 망 이용료를 내고 있다. 국내 대표적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연 700억원, 카카오는 연 300억원 정도의 망 이용료를 지불한다.

국내 기업들은 망 이용료를 내지 않는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서비스로 유발된 트래픽을 처리하며 발생하는 비용을 다른 국내 기업들처럼 함께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해결하고자 넷플릭스와 계속해서 소통해왔다. 2017년부터 무려 9차례에 걸쳐 넷플릭스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묵묵부답이었고, 결국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이용료 갈등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냈다.

방통위의 중재 결과는 오는 5월에 나올 예정이었다. 넷플릭스가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시점은 4월13일. 지난해 11월부터 반년가량 이어오던 절차를 무시하고 법적 다툼으로 끌고 갔다. 일각에선 방통위 중재 결과가 넷플릭스에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판단되자, 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석한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태도가 ‘안하무인’ 격이라는 비판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이번 개정안에서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날 과방위 회의에서 “기본적으로는 망 품질의 관리는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의 의무이지만, 서버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CP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라며 “지난해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으로 국내 이용자가 불이익 받았던 것을 고려할 때, 글로벌 CP에게 모종의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도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는 제도는 해외 CP와 국내 CP 간 역차별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논의된 내용으로, 이제 시작단계”라며 “세계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국제 사회와 협조해서 공조하는 차원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과방위를 통과한 법안이 시행되면 넷플릭스나 유튜브, 아마존 같은 해외 CP(콘텐츠 사업자)들이 국내 대리인을 따로 두지 않아 발생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관련법의 집행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엔 이용자 수ㆍ트래픽 양 등에 있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안정수단의 확보ㆍ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를 이행하도록 했다.

다만 과방위 법안소위는 '망 품질'이라는 단어 대신 '안정성'이라는 단어로 교체했다. 김성태 의원은 "법안 취지는 살리면서도 실현가능성을 살리는데 중심을 뒀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엔 이번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분쟁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서비스'를 명분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망 사용료' 분쟁을 우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일부 마련된 셈이다.

구체적인 조치는 법 통과 후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국내 망을 이용해 사업하고 막대한 수입을 거둬들이는 글로벌 CP에게 일종의 책임을 부여하고, 국내 CP의 역차별 우려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 업계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기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이 개정안이 입법화되면 CP사와 ISP사이에 새로운 사업적 룰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n번방 방지법'...기울어진 운동장 발생 우려

n번방 방지법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성 착취 영상과 사진들이 공유되며, 사회적 공분을 샀던 사건의 재발을 막고자 발의됐다.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자(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불법촬영물 등 유통방지 책임자 지정 ▲방송통신위원회에 매년 투명성 보고서 제출 등의 의무 부과 ▲의무 불이행 시 과태료 부과 등 의무를 부여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외에서 이뤄진 행위일지라도 국내 시장·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면 해당 법을 적용한다는 역외 규정도 포함됐다.

다만, 인터넷 업계에서는 n번방 방지법이 “국내 사업자들을 ‘역차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방안은 관련 사건에 대한 정밀한 대응책이 아니며 실효성에 의문이 많다”며 “사업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불법 촬영물 등에 대해 유통 방지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업자에게 문제 해결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 침해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도 투명성 보고서 제출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현장 점검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짚으며 “과도한 월권이 될 수 있고 민간사업자들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될 수 있다"며 ”행정편의적 발상이다. 근원적 문제는 국내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외 규정 적용 도입과 국내 사업자의 유통방지 책임 의무 조항이 해외 사업자에 대한 집행 실효성은 떨어지면서 오히려 국내 사업자의를 역차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날 회의에서 나왔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들 말씀은 불법촬영물을 통해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약한 액수의 과태료를 무는 것을 사업자들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어 문제라고 비판하는 것”이라며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에 대한 자료제출을 제대로 안 하거나 거부했을 때 그 부분에 한정해서 검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7일 오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오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과방위는 이날 '디지털성범죄물 근절 및 범죄자 처벌을 위한 다변화된 국제공조 구축 촉구 결의안'도 의결했다.

이원욱 의원 등 24명이 발의한 결의안은 ▲국외 부가통신서비스 사업자에 게시 즉시 삭제 의무 및 필터링 등 사전적 기술조치 ▲국제공조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대책 우선순위 ▲인터폴 및 타국의 사법당국, 금융당국과 협력 및 다양한 채널과의 국제 공조 등을 국회가 정부에 촉구한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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