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미생물 이용 ‘숙신산’ 생산…화석연료 의존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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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미생물 이용 ‘숙신산’ 생산…화석연료 의존 탈피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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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관련 기술 개발
개발된 숙신산 생산 미생물의 대사 회로와 숙신산 생산에 핵심적 말산 탈수소효소의 효소 구조. [사진=카이스트]
개발된 숙신산 생산 미생물의 대사 회로와 숙신산 생산에 핵심적 말산 탈수소효소의 구조. [사진=카이스트]

국내 연구팀이 플라스틱의 원료와 식품·의약품 합성에 사용되는 중요한 화학물질인 숙신산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석연료에 의존했던 시스템에서 벗어나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기술로 친환경적이란 게 특징이다.

카이스트(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경북대 김경진 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해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숙신산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하는 세계 최고의 효율을 지닌 숙신산 생산 균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발표했다.

기후변화 대응 기술 중 바이오리파이너리 기술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바이오매스 원료로부터 생물공학적 ‧ 화학적 기술을 이용해 화학제품과 바이오연료 등 산업 화학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분야이다. 이 중 특히 핵심 기술인‘시스템 대사공학’은 미생물의 복잡한 대사회로를 효과적으로 조작해 산업 화학물질의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현대 산업 전반은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하는 산업에 매우 의존적이며 숙신산의 생산 또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이는 화석연료 고갈과 이에 따른 원류 가격의 지속적 증가, 화석연료 기반 산업으로부터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 등 매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급속도로 고갈돼 가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기반의 숙신산 생산은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한우의 반추위에서 분리한 미생물인 맨하이미아(Mannheimia)의 대사회로를 조작해 숙신산을 생산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다. 이번에 세계 최고의 생산 효율을 지닌 숙신산을 생산할 수 있는 개량 균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숙신산은 탄소 4개로 구성된 다이카복실산인데 대사과정에 있어 숙신산 한 분자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한 분자를 소모한다. 미생물 배양에 의한 숙신산 생산을 통해 이산화탄소의 저감에 이바지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숙신산 전환에 핵심역할을 하는 효소의 구조를 밝히는 한편 단백질 공학을 통해 효소 성능을 개선했다.

이를 전체 대사회로 최적화에 연계시키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포도당, 글리세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리터당 134g(그램)의 높은 농도로 숙신산을 생산하고 경제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는 생산성이 시간당·리터당 21g(그램)에 달하는 등 매우 효율적인 공정을 개발했다. 이는 세계 최고의 효율성을 지닌 숙신산 생산 공정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으로 시간당·리터당 1~3g(그램)이 최고 수준이었다.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성을 대폭 낮추고 주요 산업 기반 화학물질인 숙신산을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근간을 제시한 이번 연구 성과는 학계로부터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미생물 기반 바이오 숙신산 대량 생산 기술은 화학산업의 플랫폼 화학물질로 사용될 수 있는 숙신산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환경친화적 바이오화학 산업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Nature Communications)’ 4월 23일 자 온라인 판(논문명 : Enhanced succinic acid production by Mannheimia employing optimal malate dehydrogenase)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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