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버텨보자'...현대차, 수익성·유동성 관리 '총력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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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버텨보자'...현대차, 수익성·유동성 관리 '총력전' 예고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4.24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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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순이익 '반토막'...4월 판매 최저점 예상
- 2분기 코로나 쇼크 본격화..."고수익 모델로 수익성 방어"
- 국내 신차·SUV 위주 공급 확대...해외 부진 만회 '총력'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시장 예상을 깨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지만 선방했다고 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진짜 위기는 이달부터다.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것은 3월 중순이고 현대차가 해외 공장가동을 본격적으로 중단한 것도 이 시기다.

현대차는 내수에서 신차·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 부진을 만회하고, 고수익 모델로 수익성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2분기를 버텨낼 각오다.

23일 현대차는 1분기 순이익이 55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1% 줄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지난 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시나 다름없는 상황을 겪은 중국 법인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1분기 베이징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1.7% 감소한 약 6만3000대에 불과했다.

현대차 1분기 매출(25조3194억원)과 영업이익(8638억원)은 작년 1분기보다 각각 5.6%, 4.7% 증가하면서 수치상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합작법인 앱티브 관련한 현금출자의 일회성 수익 처리와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분석된다. 

1분기 완성차 판매(90만3371대)도 전년동기대비 11.6% 감소했다. 현대차는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어난 데는 원화약세와 신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미국 시장 인센티브 축소 등을 이유로 꼽았다.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 [연합뉴스 제공]

◇ 2분기 코로나 쇼크 본격화...4월 판매량 최저점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악화가 2분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시장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3월 이후 수요가 급감하는 추세"라며 "미국은 딜러사의 단축 영업 등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되고, 중국은 3월 회복세를 보였으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며 예년 수준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는 5월 초까지 국가봉쇄령을 연장해 2분기엔 3월보다 더 높은 감소폭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브라질, 러시아, 아태 지역도 2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한국, 중국과 달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북미, 유럽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평모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시장에 대해 자동차 수요가 반토막 날 것이고 5월부터는 점진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평모 연구원은 또 "유럽 내 신규 확진자수가 이달 들어 3월 대비 둔화되곤 있지만 여전히 인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사망률 역시 타 대륙 대비 월등히 높아 소비 심리 악화가 타 대륙 대비 높을 수밖에 없다"며 "2020년 월간 판매량 최저점은 4월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주요 차종의 재고 증가를 눈여겨 봤다. 권 연구원은 "코나, 쏘나타, 투싼이 재고가 증가했고 쏘나타는 감소, 펠리세이드는 안정적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는 4월 이후까지 수요와 생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으며 수요 감소도 부담스럽지만, 현대차그룹이 주로 경쟁하는 세그먼트의 차량 재고도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타격 최소화'...수익성, 유동성 관리 '만전'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2분기에 본격 반영된다는 것은 관측이라기보다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현대차는 2분기 타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한 유동성 확보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품 라인업에 있어서는 수요 증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차와 단가 높은 고부가 제품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수익성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비우호적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수익 모델 중심으로 생산해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와 미국에 출시된 그랜저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과 G80은 판매단가 대비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있는 국내에서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것.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내수에서 GV80, G80, 그랜저 등의 믹스개선에 기여하는 차량이 판매되고 있고,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평하면서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 등을 우려했다. 

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쟁심화와 수익성 악화, 이후 구조조정 가능성과 신용리스크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과 유동성관리는 점차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수요변화와 부양책 및 규제 변화에 맞춘 가동률 조정, 차종 투입, 프로모션 진행과 같은 운용의 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연합뉴스 제공]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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