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실적 악화 예상을 깨고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렸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앱티브 합작법인의 일회성 수익에 따른 착시효과로, 이번 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5조3194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5.6%, 4.7% 늘어난 수치다.
시장 예상과 달리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선방했다고 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우선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자율주행 전문 합작법인 앱티브에 현금 출자(1056억원)가 포함되면서다. 회계 처리상 이를 일회성 수익으로 인식, 영업이익에 반영된다. 합작법인과 관련 기타 매출 약 1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1분기 완성차 판매(90만3371대)도 11.6% 줄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지 한 달 만에 주요 시장의 생산·수출이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사옥. [연합뉴스 제공]](/news/photo/202004/248521_257456_1357.jpg)
국내 판매는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생산 중단에 따른 영향에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3.5% 감소한 15만9061대에 그쳤다.
해외에서는 중국, 인도, 유럽 등 수요 감소로 전년 대비 11.1% 감소한 74만431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이에 따른 수요 위축 및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판매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로 인한 우호적 환율 환경,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판매 회복이 지연될 수 있어 판매 회복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내수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