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정부 간담회 "자동차 부품업체 줄도산 시간 문제"...유동성 위기 해소, 33조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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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정부 간담회 "자동차 부품업체 줄도산 시간 문제"...유동성 위기 해소, 33조원 예상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4.2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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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부 장관, 신규 유동성 지원·세부담 완화 요청에 “검토할 것”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업계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정부의 지원책을 호소했다.

21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산업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업계 간담회 자리는 무거웠다. 

업계는 “6500억원이던 신용한도가 코로나19 여파로 3500억원으로 줄었다"며 "대출 만기 연장도 안 된다고 하고, 신규 대출은 더 안 해준다. 이대로 가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줄도산은 시간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심각한 표정으로 업계의 위기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 자리에는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차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예병태 쌍용차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정부와 완성차업체, 1·2차 협력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 위기 상황을 전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서울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서울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 완성차 공장들이 문을 닫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 위축까지 본격화되면서 '생산 중단→판매 부진→생태계 붕괴'라는 악순환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했다.

자동차업계가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유동성 문제였다.

완성차 업계 해외 생산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며 1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된다는 것.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업계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려면 자금지원 규모만 33조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세금으로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기존 신용한도를 유지하거나 신규 대출이 가능하게만 도와달라"고 밝혔다.

특히 “임금 등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고 추가적인 내수 진작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발 위기로 자동차 산업이 최악의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자동차 개별소비세율 70% 인하(5.0%→1.5%) 혜택 연장과 취득세 감면 등을 요구했다.

현재 승용차의 취득세는 출고가의 7%다. 이와 함께 지난해 자동차 온실가스 기준인 ‘100g/㎞’를 올해까지 유예해 적용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완성차 업계는 4월 생산·수출이 약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계약취소 추세로 볼 때 5~6월에는 감소폭이 5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코로나19로 현재 수출 전망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출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내수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청했다.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70% 인하 기간을 연장하고 추가로 취득세도 감면해달라고 건의했다.

법인세·사회보험료 등의 납부 유예와 시설투자가 필요한 환경규제 적용의 한시적 유예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1·2차 협력사들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업계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전체 근로자 근로시간의 20% 이상을 단축해야 하는데 자동차업계 실정에 맞지 않다”며 “사업장이나 지역 단위로 적용하든지, 특정 직군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등 제도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윤모 장관은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되면 우리 자동차 산업은 65년 역사 속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며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유럽, 미국, 인도 등 전 세계에 위치한 14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313개 생산공장 중 77.3%인 242개가 가동 중지됐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이달 1~20일 사이 승용차 수출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5% 급감했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49.8%나 감소했다. 

특히 2분기가 더 문제다. 미국과 유럽 완성차 생산공장 대부분이 다음 달 초까지 셧다운 상황이 계속된다. 현재 미국, 인도, 브라질 등 현대·기아차 해외 9개국 18개 공장 가운데 4개국 6개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동반진출한 172개 협력업체도 개점휴업 상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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