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손실 2조5000억…수요 절벽에 '해법 안보인다'
상태바
정유업계 1분기 손실 2조5000억…수요 절벽에 '해법 안보인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4.13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유4사 1분기 적자 2조5000억 원 예상… 코로나-저유가 충격
OPEC+ 감산 결정… 코로나19 수요 감소치 못 미쳐
2분기 실적도 장담 못 해… 유가 오른다면 적자 규모는 줄어들 듯
이라크 육상유전. [사진=AFP/연합뉴스]
이라크 육상유전. [사진=AFP/연합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코로나19(COVID-19)로 수요 절벽과 산유국 석유 전쟁에 따른 공급 과잉 영향으로 정제마진 악화가 계속되면서 실적 쇼크에 부딪혔다. 1분기 실적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는데, 회복은 난망한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규모가 줄지 않고 늘어나면서 산유국 감산 합의에 따른 기대감도 크지 않다.

13일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영업 적자가 2조5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정유업계의 이번 적자는 지금까지 최악이라고 평가돼 온 2014년 4분기 실적보다도 나쁘다. 당시 정유 4사 영업손실은 1조1500억 원 수준이었다.

정유업계로서는 지금 상황이 2분기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 암담하다. 지금 정유업계의 적자 국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가 회복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5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전 세계 180만 명 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전 세계에서 하루 확진자만 5만 명 정도인 상황이라 이동 수요가 어느 때보다 감소했다.

게다가 기대를 모았던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협의도 상황을 쉽게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OPEC+는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 동안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협의했다. 당초 1000만 배럴 규모였다가 멕시코의 반발로 30만 배럴 줄어든 970만 배럴로 결정됐다.

시장에서는 이 정도 규모 감산으로는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감소하게 될 원유 수요량이 4월에만 하루 2000만 배럴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어 원유 시장 과잉을 해소하기 부족하다는 우려다.

한상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에 따른 단기적 수요 충격 규모를 고려하면 유가의 상승 반전을 위해서는 추가적 감산 규모의 확대 혹은 코로나19 사태 안정화와 훼손된 수요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유업계 이익의 척도가 되는 정제마진은 4주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 가격도 대부분 약세인 데다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정제마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동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유와 휘발유, 경유 등 운송유들의 수요는 악화일로다. 정유사들은 예정된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기는 등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 수요가 풀리지 않는 한 정제마진이 플러스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유가 폭락 시점이 조금 지나 정제마진 하락 수준이 완화되기는 했다”며 “현재 수요와 공급 양쪽 측면에서 힘들다. 유가라도 조금 회복해준다면 재고손실이 완화돼 1분기만큼의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을 텐데, 4월이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