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시 찾아온 공포 게임의 대명사 바이오 하자드 3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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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다시 찾아온 공포 게임의 대명사 바이오 하자드 3 RE
  •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04.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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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하자드 3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된 것이 1999년이었으니 약 20년만에 다시 리메이크됐다. 특히 작년에 발매된 바이오 하자드 2 RE는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멋지게 리메이크하여 커다란 찬사를 받았고, 그래서 3탄도 기대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3탄은 2탄에 비해 아쉬운 게임이다. 가장 큰 단점은 게임 콘텐츠 분량이다. 넉넉히 잡아도 5~6시간 정도면 클리어 가능하다. 사실 바이오 하자드는 1탄부터 3시간 이내에 클리어라는 목표가 있을 정도로 플레이 시간이 짧은 게임이었다. 그래서 2명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서로 다른 시점에서 플레이하도록 만드는 등 플레이 시간을 늘려 왔다. 하지만 3탄은 원작 자체도 플레이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리메이크작 역시 동일하다. 그리고 반복 플레이 요소도 많지 않다. 가격이 저렴했다면 괜찮겠지만 풀 프라이스이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을 듯. 그래서 캡콤도 이를 의식한 듯 별도의 바이오 하자드 레지스탕스라는 멀티 플레이 게임을 포함시켰다.


바이오 하자드 3 RE의 게임 구성 및 진행은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게임의 배경은 2탄과 거의 동일하며, 2탄 보다 며칠 하루 먼저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2탄을 해 본 사람이라면 3탄을 플레이하면서 2탄의 주요 장면들이 떠오를 것이다. 2탄처럼 라쿤 시티를 배경으로 하며 질 발렌타인의 라쿤 시티 탈출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1, 2탄이 건물을 주무대로 하는데 비해 3탄은 엉망 진창이 된 라쿤 시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3편은 원작의 부재가 Last escape였던 것처럼 라쿤 시티에서 탈출하는 것과 질 발렌타인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네메시스로부터의 탈출이 주요 요소다. 특히 바이오 하자드 2는 미스터 X라는 거대하고 강력한 적이 중반부부터 플레이어를 괴롭히지만 3탄은 보다 더 강력한 네메시스가 게임 초반부터 끈질기게 추격해 온다. 이 부분은 3탄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였다. 그래서 게임 자체는 전작처럼 상당한 공포감이나 긴장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RE 엔진이 더 발전한 듯, 그래픽적인 부분은 전작보다 더 뛰어나다. 인물 묘사나 배경의 디테일 역시 전작 보다 좋아졌다.
 

하지만 전작과 비교할 때 달라진 요소들이 조금 있다. 일단 퍼즐이 별로 없다.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원래 다양한 종류의 퍼즐들이 존재하는데, 3탄에서는 퍼즐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 퍼즐이 줄어든 부분은 유저들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2탄은 실내 공간이 대부분의 배경이기 때문에 같은 곳을 왔다 갔다 하며 사건을 조금씩 전진시켜 나가는데, 3탄은 그러한 촘촘한 느낌의 짜임새가 별로 없다. 이번에는 한 번 간 지역을 다시 반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전작과 시간대가 겹치기 때문에 경찰서도 다시 등장하지만 아이템을 찾아 새로운 길을 찾는 정도이며, 전작처럼 밀도가 높지는 않다. 그냥 도망가다가 전투하고, 도망 가다가 전투하는 것이 반복된다. 그래서 2탄의 복잡한 길과 퍼즐 때문에 포기했던 사람이라면 오히려 3편이 향에 맞을지도 모른다.


특히 원작은 라쿤 시티 곳곳을 탐험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모든 길들이 다 막혀 있는, 일자진행형으로 변경되어 바이오 하자드 특유의 상호진행형 요소가 많이 사라졌다. 그 대신 그만큼 헤맬 요소가 별로 없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원작의 라이브 셀렉션으로 인한 분기, 그리고 2종류의 엔딩도 리메이크에서는 사라졌고, 후반부 시계탑 부분이 삭제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변경과 삭제된 부분들이 있지만 바이오 하자드 3는 역시 공포 게임답게 음산하고 처절한 공포 분위기와 갑자기 달려드는 좀비들 때문에 시종일관 긴장하면서 플레이해야 한다. 긴박한 상황이 갑자기 발생하고, 슬기롭게 대처하고, 약간의 퍼즐과 숨겨진 요소들을 발견하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전작처럼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재미있게 플레이하게 된다. 특히 원작에는 없던 새로 추가된 하수구 부분은 상당한 긴장감을 전달해 준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플레이어는 질과 카를로스를 번갈아 가며 플레이하게 되고, 이 두명은 가끔 서로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무선을 통해 서로 이야기를 하며 정보를 교환한다. 또한 원작에 비해 카를로스의 분량이 늘어났고, 조연급 캐릭터들도 구성에 변화를 주어서 원작을 했던 사람이라면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원작에도 없던 카를로스의 경찰서 파트 부분은 전작에서 레온과 클레어가 방문하기 이전의 상황을 잘 정리했다. 이 덕분에 원작 2, 3탄에 비해 2편에 대한 연결 고리가 좀더 명확하게 표현됐다.


바이오 하자드 RE 3는 원작 자체가 분량이 작았던 만큼 좀더 공을 들여 추가 요소와 스토리의 간격을 메웠다면 더욱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 됐을 것 같다. 물론 지금의 게임도 바이오 하자드 특유의 긴장감이나 공포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게임 플레이 내내 즐겁게 진행한 것은 사실이다. 엔딩 이후에는 코인 수집을 통해 공격력이나 회피, 회복율의 강화를 한다거나 무한 무기를 구입하는 등 약간의 추가 요소가 존재한다.
 

한편 멀티 플레이 전용인 레지스탕스 모드는 생존자 4명 대 흑막(마스터 마인드) 1명이 조종하는 좀비와 각종 함정들을 물리치며 생존하는 게임이다. 마스터 마인드는 기본적으로 직접 공격은 불가능하지만 감시 카메라를 통해 생존자를 확인하고, 좀비나 크리쳐, 함정의 설치하고 좀비나 크리쳐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생존자는 총이나 배트 등의 무기를 사용하고, 감시 카메라를 파괴할 수도 있다. 그리고 크리쳐나 함정에게 공격을 받으면 빈사 상태가 된다. 각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능력과 직업을 갖고 있고, 생존자는 마스터 마인드의 공격을 버티며 제한 시간 동안 생존해야 한다. 레지스탕스 모드는 스토리 모드와는 게임 스타일이 전혀 다르지만 취향에 맞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결론적으로 바이오 하자드 3 RE는 공포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이번에도 잘 살아 있다. 여러 번 이야기 했듯이 콘텐츠 분량이 아쉽지만 잘 만든, 그리고 재미있는 게임임에는 틀림 없다.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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